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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기행 (Ⅳ) (80.6.14)

이보규 2007. 8. 24. 11:42
 

제주도 기행  Ⅳ

 


아침 일찍부터 시작한 자연보호 세미나는 점심식사 후에도 계속 되었다.

 

학술주제발표에 이어 각시도 새마을지도과장이 「자연보호에 관한 특수시책 연구발표」를 했다.

 

순서에 따라 먼저 서울특별시 박종심(朴鍾心)지도과장이 한강보전 운동을 중심으로 한

「맑은 물 보존운동」에 대한 발표는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강은 서울시 뿐 아니라 경상도ㆍ강원도ㆍ충북 등 1천2백여만 명의 상수도 수원일 뿐 아니라

농업용수원은 물론, 수력발전원으로서 국가발전에기여할 뿐 아니라

국민의 귀중한 재산이요, 민족성장의 대동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날로 더해가는 강물의 오염도는 서울시민의 생활환경을 위협하고 있어

적극적인 대처가 절실하다고 한강 보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강오염의 원인을 한두 가지로 꼬집어 지적 하기는 어려우나 몇 가지 예를 들면

한강상류 27개소의 광산폐수, 1천2백여만 명의 주민들이 방류하고 있는 각종 오물이

모두 오염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강을 다시 맑게 하자면 하루아침에 이룩될 수는 없으나

장기적인 대책과 당면 대책을 동시에 수립, 추진해야 하겠으며

그 대책으로서는 각 가정별 분뇨처리를 위한 정화조 설치, 각종 합성세제의 사용억제 등이 생활화 되어야 하겠으며

한강변의 각종 식품업소 또는 공해업소세서 그 찌꺼기나 오수 등을 직접 방류하는 일이 없도록

해당 업소를 정비해야 할 것이며 장기대책으로는 하수처리장 및 위생처리장의 건설 등을

더욱 확대 건설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정화운동은 행정기관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유역주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자각 없이 정화는 불가능 하다고 지적하고 우리의 젖줄인 한강이 항상 맑고 깨끗한 물이

넘쳐 흐를 수 있도록 지켜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부산시의의 「푸른 도시 가꾸기 시민운동」, 충남의 「자연순찰대 운영」,

전북의 「내장산 국립공원 보존관리」, 제주도의 「돌담정리 및 꽃길조성」등 11개시도의 특수시책 발표가

모두 끝났을 때는 회의실 시계는 오후 7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루 종일 회의실 안에서의 자연보호운동에 대한 토의는 시종 진지했고 값진 내용들 이었다.

 온 국민이 바르게 인식해야할 자연보호에 대한 가치관,

정부시책에 반영되어야 할 사업들을 메모하고 되새기며 아쉬운 막을 내렸다.

 

다음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원이 자연탐방을 하도록 계획이 짜여 있었다.

아침 일찍 탐방을 위해 마련된 버스에 오르자

나는 수학여향을 떠나는 학생처럼 마음이 들떠 마냥 즐거웠다.

 

버스가 도청을 떠나 탐방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동안 나는 제주도 안내 책자를 살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섬으로서 면적이 1천8백20㎢남북간 거리가 41㎞, 동서간 73㎞,

한복판에 솟아있는 1천9백50m의 한라산 정상에는 화산 분화구인 백록담이 호기심을 끌었고

제주도내에는 3백60여개의 기생화산이 있다는 내용은 마치 이국에 온 기분이 들었다.

 

해안선 도로의 길이가 2백 53㎞. 우리 일행은 그 해안선 길을 따라 달리는 버스 차창을 통하여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 되어 가고 있었다.

 

현무암의 검푸른 토사가 울퉁불퉁한 지면을 이루고

화산암의 흩어진 크고 작은 돌을 한곳에 모아 돌담을 쌓고

평평한 곳에 밭을 만들어 채소를 가꾸고 그 사이사이에는 노란 유채꽃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가 하면

인적 드문 들판에는 봄바람이 나뭇잎들을 가볍게 춤추게 하는 그림 같은 전원 풍경들....

 

도청을 출발한지 30분, 첫 탐방지인 북제주군 애월면 칠성리 항몽유적지에 다다랐다.

 

고려 때 몽고의 침입에 마지막까지 항거한 삼별초의 넋을 위로하고

이를 오래가도록 기다리며 온 국민의 자주정신을 북돋우기 위하여

건립된 항몽유적순의비가 육중하게 서 있었다.

 

잘 정돈되고 가꾸어서 성역화한 유적지에서 지금으로부터 7백여 년 전

강화도에서 이곳 제주도까지 삼별초를 이끌고 와서

마지막까지 러몽 연합군에 맞서 싸운 김통정 장군의 함성이 들릴 듯 했다.

 

동행한 일행이 기념촬영을 마치자 버스는 다음 탐방지들을 향해

한라산 중턱을 숨가쁘게 오르고 있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