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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8무대의 主役이 되자. (86.09.11)

이보규 2007. 9. 10. 09:34

 

86,88 올림픽무대의 主役이 되자.

                                                          (86.09.11)

                                                            서울특별시 시민과 근무

                                                                          이 보 규


연극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무대위에 서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은 잘 알 수 있는 일이다.


무대의 주역으로 선발되면 우선 대본을 암기해야 하고 또한 출연자들 끼리 모여서

충분한 연습을 해야 할 뿐 아니라 무대장치 등 여러 가지로 힘든 사전준비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영광스러운 막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마련된 무대위에서 주인공이 관객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느냐 그렇지 않으면 외면을 당하느냐는

연극으로서 주어진 각본의 내용과 무대의 음향 조명효과 등이 변수로 작용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역의 선정과 배역을 맡은 주역들이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잘 소화해 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무대위에 주인공은 항상 주어진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


연극이란 본래 무대의 주역들과 객석의 관객이 하나로 이어져 함께 호흡해야 제격이지만

아무래도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무대의 주역들에게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부담이 없게 마련이다.


우리가 지금 거국적으로 범시민의 참여하에 열과 성으로 준비하는 있는 86ㆍ88양 대회의 개막을

연극무대의 개막에 비유해 보면 어떨까?

왜냐하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외국사람의 눈에 비치는 우리의 모든 것들이

바로 새로운 무대로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의 하늘과 땅, 그리고 도로변의 가로수, 한그루 꽃 한 송이, 건물 한 채까지도

모두 무대처럼 보일 것이요.

거리에서 움직이는 시민의 모습이나  택시한대, 호텔이나 식당의 종업원,

경기장에서의 시민들의 관람질서, 각종 문화행사 등 모두가

그들에게는 새로운 무대로 인식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몇 해 전만 해도 아시아대회와 올림픽경기 대회에 있어서는

참가인원과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오로지 관객의 입장에서만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86ㆍ88 양대회는 우리 손으로 치러내야 하기 때문에

명실공히 우리가 바로 무대의 주역으로 등장해야 하며

따라서 주역으로서의 영광과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동안 우리는 IBRD를 비롯하여 ANOC총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큼직한 국제 행사를 개최 했던 경험이 있지만 이번 대회야 말로

우리민족의 오천년 역사상 처음 맞이하는 가장 큰 국제행사로서 아시아는 물론

나아가 전 인류의 체육제전이라는 점에 더욱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행사를 통하여 세계 속에 새로운 우리의 참모습을 보여 줄 뿐 아니라

선진국으로의 도약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큰 뜻이 담긴 점을 마음 속 깊이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오랜 역사와 문화의 전통을 바탕으로

보다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진서를 지키는 문화 시민으로서 알찬 우리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찾아온 외국인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에게 이미 해야 할 일, 해서는 안 될 일이

주어진 대로 역할을 해내야 하지 않을까?


우리시의 직원들은 훌륭한 무대를 위한 연출가의 입장이 되어

때로는 보다 새롭게 대본을 다듬고 아름다운 무대의 뒷손질도 해내고

배역을 맡은 주인공의 분장도 손보아 주는 등 온 시민이 함께 엮어낼 값진 무대가 되도록

완벽한 마무리 작업에 모두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