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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뿔났다의 매력녀 은실이 "김지유" 이야기

이보규 2008. 9. 18. 21:32

        

        [엄뿔] 의 매력녀 은실이 "김지유" 이야기

 

KBS 인기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가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배우 김혜자와 작가 김수현의 건재함을 증명했고, 학력위조 파문으로 휘청했던 장미희를 일약 국민스타로 올려 놓은 이 드라마는 40%대의 육박하는 시청률로 이미 '연말 대상' 싹쓸이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엄마가 뿔났다] 에 많은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펼친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띠는 배우 한 명이 있다.


바로, 극 중 강부자의 딸로 나오는 '은실이' 김지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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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지유의 연예계 데뷔는 '신통치' 않았다.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나름 화려하게 신고식을 치뤘지만 그만큼 그녀를 둘러싼 수많은 뒷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성형논란' 부터 '미스코리아 비리' 까지 좋지 못한 소문이 떠 돌면서 김지유는 공식적으로 네티즌들의 적이 됐다. 당시 김지유는 어떤 변명을 해도 결코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던 비운의 미스코리아였다.


2001년 미스코리아 데뷔 이 후, 그녀는 여러 드라마를 전전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녀의 뒤에는 언제나 '성형미인' 이라는 꼬리표와 미스코리아 시절 떠 돌았던 수많은 소문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데뷔 자체가 워낙 요란했기 때문이었을까. 대중들은 김지유에게서 연기자로서 그 어떤 '매력' 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고 그녀를 차갑게 외면하고 말았다.


그러나 김지유는 포기하지 않았다. 2003년, 그녀는 대중의 차가운 외면 속에서 자신의 본명인 '김민경' 을 버리고 '김지유' 라는 예명으로 다시 한 번 대중과의 화해를 시도했다.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미스코리아' 김민경이 아니라 '신인배우' 김지유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녀에게 행운이라고 할만한 작품 하나가 들어오게 된다. 바로 2004년 KBS 주말드라마 [부모님 전상서] 였다.


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 김희애 주연의 [부모님 전상서] 에서 김지유가 맡은 역할은 이유리의 룸메이트이자 은근한 연적인 채영 역할이었다. 김지유는 이 드라마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당돌하고 앙칼진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비록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었어도 이유리와 정준 사이에서 미묘한 감정선을 잘 파악한 덕분에 연기력 면에서는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지유에게 있어 [부모님 전상서] 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쳤던 작품이었다. '행운' 이라고 할 만한 기회를 잡았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고민이 그녀를 힘들게 만들었다. "이대로 끝인가."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배우로서 성장통을 겪던 그녀에게 손을 내민 것은 [부모님 전상서] 때 인연을 맺은 정을영 감독과 김수현 작가였다. 그렇게 김지유는 배우로서의 방황을 끝내고 [엄마가 뿔났다] 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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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모든 배역이 연기를 잘해서 더 좋았다 :청암

[엄마가 뿔났다] 에서 김지유는 강부자의 딸이자 약간의 '신기' 를 가지고 있는 "최은실" 역을 맡았다. 주말드라마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이 특이한 '반 무당' 은실이 역은 김지유의 운명을 한번에 뒤바꿔 버린 획기적 캐릭터였다. 대중은 그저 미스코리아 출신에 별 볼일 없는 연예인으로만 생각했던 그녀가 강부자와 코믹 연기를 펼치며 한두번씩 섬뜩(?)하기까지한 엉뚱한 점괘(?)를 천연덕스럽게 내놓을 때, 비로소 그녀를 배우로 받아들였다.


적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특유의 성실함과 재능으로 쉽게 소화할 수 없는 이 특출난 캐릭터를 200%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왜 저 역을 김지유가 해?" 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다는 그녀는 연기경력이 족히 40년도 더 되는 중견 배우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자칫 '비정상적' 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의 위험성을 영민하게도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으로 깔끔하게 소화한 것이다. 김지유 본연의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은실이' 역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천상 배우" 라는 네 글자 외에는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여러가지 구설과 스캔들에 오르내렸던 그녀지만 과거의 추문과 상관 없이 [엄마가 뿔났다]의 '은실이' 김지유는 재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사랑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적어도 그녀는 노력 없는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으며,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지도 않았다. 2001년 데뷔 이 후, 무려 7년여의 시간 동안 배우로서 묵묵하고 성실하게 어떠한 냉소와 비난에도 개의치 않고 연기자 김지유의 '길' 을 걸어왔을 뿐이다.


그녀가 걸었던 길은 비록 '지름길' 은 아니었어도 -어쩌면 험난하고 힘들었던 길이었을지라도- 연기자 김지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모자람이 없었던 고민과 성장의 길이었음을 확신한다. 부족하지도, 모자르지도 않게 딱 김지유만큼 쿨하고 씩씩한 은실이의 천진난만함을 보라! 배우 김지유의 땀과 눈물은 은실이 캐릭터 하나로 충분히 인정 받을만 하지 않은가?


[엄마가 뿔났다] 의 은실이가 '사랑' 을 하게 되고 '새로운 인생' 을 눈앞에 둔 것처럼, 김지유도 배우로서 새로운 운명,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 7년여의 도전 끝에 비로소 대중과 화해했고, 여러가지 소문들에도 상처 받지 않을만한 배우로서의 자존감을 쟁취한 그녀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짜 배우답게 살아가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저 역할은 김지유 아니면 안 된다.' 는 이야기를 들을 때 까지, 끝까지 연기할 것 같다." 는 그녀의 겸손한 대답에서 얼핏 아름다운 배우의 은은한 향기를 느낀다.

 

'한밤의 연예섹션"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