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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설교나 강의를 이렇게 준비한다.(3)

이보규 2014. 9. 22. 08:12
나는 설교나 강의를 이렇게 준비한다.(3) 2014-9-22
설교학에서는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여 마치기까지의 전 과정을 일컬어 Inventory라 한다. 나의 설교에는 다섯 가지 Inventory의 기준이 있다. 앞의 두 글에서 첫째는 “쉽게”, 둘째는 “즐겁게”를 소개하였다. 오늘은 세 번째 기준을 소개할 차례이다. 세 번째 기준은 < 깊이 있게 >이다. 설교든 강의든 성경공부든 쉽고 즐겁기만 하고 깊이가 없다면 만담수준에 머물고 말 것이다.

설교에 깊이의 차원이 없다면 이미 설교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누가복음 5장 첫 부분에 나오는 예수님과 베드로와의 만남의 장면에서 큰 은혜를 받는다. 예수께서 게네사렛 호숫가에서 시몬 베드로의 배를 빌려 타시고는 호수뚝에 늘어선 무리들에게 말씀을 전하셨다. 밤새도록 그물을 던지고 또 던졌지만 아무런 수확을 거두지 못한 베드로였다. 그런 베드로가 예수께서 말씀을 전하시는 동안에 빈 그물을 손질하며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말씀을 마치신 후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하셨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시요."(누가복음 5장 4절)

물론 이 말은 고기 잡는 그물을 호수 깊은 곳으로 던지라는 말이지만 나는 이 말의 범위를 넓게 받아들인다. 인생의 그물, 삶의 그물을 깊은 곳으로 던지라는 말로 받아들인다. 신앙의 세계, 종교의 세계는 "깊이"의 세계이다. 깊이를 상실한 종교는 이미 종교이기를 상실한 시장잡배들의 수준에 머물고 만다. 고기잡이 베드로에게 "그물을 깊은 데로 던지라"이르셨던 예수님은 오늘 우리들에게 다시 말씀하신다.

"삶의 그물을 영혼의 깊은 세계로 던지라"고 이르신다. 지금 한국교회 전체가 직면한 치명적인 약점 중의 하나가 깊이의 차원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때 교회에 몸 담았다가 떠나는 지식인, 청년들이 교회에 대하여 비판하는 내용들 중의 하나가 개신교회에는 “깊이가 없다”, “교회가 너무 소란하고 시끄럽다”, “깊은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신도들의 요구를 채워 주지 못한다”는 등으로 비판하며 교회를 떠났다.

그래서 나는 설교를 준비할 때에 나의 설교 내용에 깊이의 차원을 어떻게 더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고민한다. 그런데 설교에 깊이의 세계가 더하여 지려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다음 3가지를 갈고 닦아야 가능하여진다.

첫째는 폭 넓은 독서이다.
둘째는 깊은 말씀의 묵상이다.
셋째는 방황과 고민, 기도와 영적체험이 쌓여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