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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보다 흔한 패혈증… 국민 35%만 알아

이보규 2017. 1. 19. 23:19


뇌졸중보다 흔한 패혈증… 국민 35%만 알아

 경기도 성남에 사는 이모(60)씨는 지난 3월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퇴원한 뒤

특별한 후유증 없이 지내다 한 달 후 집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A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이씨의 체온은 39도로 고열 상태였고,
혈압은 떨어진 데다 맥박은 분당 130회(정상 60~80회)로 빨라져 있었다.
의료진은 몸속 어딘가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이 있고,
이것이 전신으로 퍼진 패혈증 쇼크 상태로 봤다.
이에 항생제 집중 치료를 했지만 이씨는 병세가 악화해 결국 입원 하루 만에 사망했다.

 

A병원 응급실 의료진은 "바이러스 등이 혈액을 타고 퍼지는 패혈증에 걸리면

 하루 사이에 쇼크 증세에 빠져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 인구 늘면서 패혈증 비상

 

감염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명적인 상태로 몰아넣는 패혈증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예방의학과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관찰 대상 100만명의 진료 기록을 심층 분석해
 패혈증 발생률과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 10만명당 패혈증 발생률은 2008년 233명에서 2012년 347명으로 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새 패혈증 환자가 50%가량 증가한 것이다.

국내 패혈증 실태에 관한 전국적인 데이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로 확인된 패혈증 환자 발생률은 10만명당 105건이 발생한 심근경색증과 206건 발생한 뇌졸중보다 많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급성 심혈관 질환보다 실제로는 패혈증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예방의학과 이희영 교수는

 "면역력이 취약한 고령 인구가 늘어난 데다 패혈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폐렴 등

 

감염병이 패혈증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 기간(2008~2012년) 중 패혈증 사망률은 29~31%로 파악됐다.
 패혈증에 걸린 사람 10명 중 3명은 숨지는 현상이 5년간 지속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우리보다 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선진국에서는

 패혈증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을 높이고 조기 치료에 나서 패혈증 사망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

 

  /조선일보 DB

10만명당 347명 걸리는 중증 국내 사망률은 5년째 31% 넘어 폐렴서 패혈증 쉽게 이어지기도
美·英, 매년 0.9%p씩 사망률 낮춰 "병 잘 알리고 응급체계 갖춰야"

주·뉴질랜드의 패혈증 논문에 따르면,

이 지역의 패혈증 사망률은 2008년 23.9%에서 2012년엔 18.4%로 낮아졌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은 최근 20년간 패혈증 사망률이 매년 0.9%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패혈증 사망률이 높은 것은 무엇보다 패혈증에 대한 인식이 낮은 점이 지적되고 있다.
2014년 국제 학술지 '임상과 실험 응급의학'에 실린 '한국인의 패혈증 인식 연구'에 따르면,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에 대해서는 각각 국민의 80%, 93%가 질병의 위중성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지만
패혈증은 겨우 35%만 인지할 정도로 낮았다.

 

패혈증 의심 단계에 수액 치료해야  경기도 수원에 사는 허모(57)씨는 6년 전 직장암 수술을 받고 항암제를 맞았던 암환자였다.

 그는 최근 고열 증세가 있어 해열제를 복용했으나 체온이 40도로 치솟자 바로 119를 불렀다.

 구급대원이 허씨의 집에 도착했을 당시 맥박수가 분당 165회로 빨랐고 호흡도 가빴다.

구급대는 패혈증으로 보고 수액 치료부터 했다.

 

허씨가 응급실에 도착할 때 이미 생리식염수 500㏄가 투여됐다.
허씨는 요로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진단됐고, 항생제 치료로 3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와 소방본부, 분당서울대병원은 이처럼 구급 출동 현장에서 패혈증 의심 상태로 파악되면
바로 수액을 투여하는 처치 방식 등을 통해 패혈증에 대처하고 있다.

 

패혈증이 의심되는 증상은
 ▲발열 상태 ▲혈압 저하 ▲호흡수 분당 22회 이상 ▲의식 저하 등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김규석 교수는 "고령 사회를 맞아 패혈증 인식을 높이고 초장부터
수액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응급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패혈증(敗血症)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혈액을 타고 퍼져 전신에 급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
 고열이 나고, 호흡이 분당 24회 이상으로 가빠지고, 맥박이 분당 90회 이상으로 빨라진다.   
심장·신장·간 등이 다발성 장기 쇼크 상태가 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노년기에서는 폐렴을 앓다가 패혈증에 빠지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