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茶)한잔의 여유/_ 울고웃는이야기

서산대사의 입적 직전의 해탈 시

이보규 2007. 8. 1. 21:19
나유 선생의 메일의 내용이 좋아서

人生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 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 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 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 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치지 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 나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 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오.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가겠오.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 번 못피고

인생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오.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오.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 게 있오.

살다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다 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 지는게 있오.

기쁜 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오.

그렇게 사는 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구름이 일어 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서산대사의 입적직전의 글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