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상의 시간/_ 불교 이야기

서산대사의 해탈 시(詩) 중에서

이보규 2008. 7. 25. 16:27

 

 

서산대사의 해탈 詩 중에서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오.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 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