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상의 시간/_ 기독교이야기

악플러 보다 치명적인 어느 목사의 강연

이보규 2008. 10. 10. 08:55

악플러보다 치명적인 어느목사의 오프라인 강연


 국민배우 최진실 죽음의 원인을 악플러로 단순화시키고 곧이어 최진실법 제정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정치권의 행보는 참으로 어이가 없다. 최근 연이은 연예인들의 자살이 인터넷 공간의 악플이라는 폭력과 무관하지 않지만 그 원인을 악플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이들을 향한 비정상적인 사회의 관심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스타로서 삶의 무게 그리고 개인적인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해 그들은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 같다.

 이러한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악플러에 대한 대책으로 최진실법을 들고 나온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 의미가 좋다 하더라도 개인 실명 사용이 또 다른 명예훼손을 부를 수 있기에 섣부르게 실명을 사용한 법제정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연이은 연예인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안재환을 비롯해 최진실 등 죽음을 선택한 연예인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께로 났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살인으로 인식하는 기독교에서는 자살을 금하고 있다. 그런데 연예인들의 영정사진과 관에 성도라고 새겨진 글을 보면서 같은 성도로서 마음이 무겁다. 더불어 교회는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과 함께 자살도 금기되어 있는 하나님의 법을 성도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가 의문이 든다.


 그런데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성도들의 죽음을 위로하고 ‘자살’에 대한 목사로서 입장을 전하기보다 교회의 현장 강연(오프라인 강연)에서 연예인들의 자살과 이혼 등 개인사를 강연의 단골메뉴로 꾸준하게 인용해오는 한 목사의 강연  내용이 충격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강연을 실감나고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일까? 최진실 부부는 물론이고 이경실, 김미화, 정다빈, 유니, 이은주 등 연예인들의 실명을 거침없이 인용하면서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변가족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는 것이다.


-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은, 교회 다니면서 새벽기도를 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자살하는 사람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이, 정다빈, 유니, 이은주, 그 공통점이 무엇입니까? 유명한 연예인들이고 가수였다. 그거 이외에 더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은주자매 같은 경우는 새벽기도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물론 그 사람들을 지금 폄하해서 얘기하는 거 아닙니다. 그, 그 사람들 자살하게 한 것은 그 가족의 책임이 더 많습니다. 아, 그래서 가정생활이 불행했기 때문에 우울증을 앓다가 아, 자살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성경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2008. 6. 22 서문교회 )



- 대화할 줄 모르는 사람이 그러잖아요. 조성민이가 그래, 조성민이가. 야구를 잘 하는 것이지 대화를 잘 하는 게 아니거든. 그러니까 말이 안 통한다고 해가지고 갑자기 화를 내고 소리 지르고. 그러니까 최진실이가 가만히 있습니까? 말로다가 최진실을 이길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웃음) 그래 말로다가 대꾸하고 덤비고 뭐 그러니까 나중에는 이 조성민이가 주먹으로 때렸대잖아요. 그래서 오백만원 인출됐는데 그래도 말 안 들어. 그래 나중에는 야구방망이로 때렸대잖아. 천만 원 인출 되버렸습니다. 그동안에 입금해 놓은 거 다 날라가 버렸어요. ( 2007. 11. 17 둔산성광교회  ‘남편과 아내 어떻게 사랑해야 하나’)


  ‘남편과 아내 어떻게 사랑해야 하나’, ‘행복한 심리학’ 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정아무개 목사는 최진실. 조성민 부부의 이혼 사례를 고정적으로 인용하면서 그들 부부의 이혼과정을 희화화 시켜 왔으며 심지어 이은주를 비롯한 정다빈 등 성도들의 자살은 교회 잘못이 아니라 가족들의 책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류의 사례는 얼마든지 실명을 뺀 상태에서 인용할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연예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개인들의 상처를 들추어내는 강연이 그것도 교회라는 장소에서 가정 사역 목사를 통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특히 고 최진실의 경우 강남의 한 교회를 출석하고 있었는데 같은 교단의 목사가 오프라인 강연을 통해 자신의 불행을 빈번하게 인용해 온 것을 알았다면 그 상심의 정도는 더욱 더 깊었을 것이다.


 성도의 치유를 통해 가정을 세우는 사역을 한다는 목사가 이렇듯 연예인성도의 불행을 강연의 소재로 삼는 행위는 인터넷의 악플 보다 더욱더 심각한 명예훼손이요 모욕이라고 생각한다. 아픈 성도를 치유하기보다 자신의 강연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다른 성도의 아픔을 이용하는 목사와 아무런 비판 없이 이러한 분위기를 받아들이고 한편으로 즐기는 사회풍조가 상처받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가정사역 분야의 유명강사인 정목사의 강연을 통해 성도의 아픔을 외면하고 그들의 죽음을 방관하는 한국교회의 실상을 만나게 됨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래 주소에서 강연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국에 여러교회를 다니다 보면...” 표현으로 미루어 더 많은 오프라인 강연이 온라인에 올려져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2008. 5. 11 성현교회

남편과 아내 어떻게 사랑해야 하나

http://www.seonghyun.org/pop/coplayer.aspx?cfidx=2075&lcdidx=56&idx=3998


■ 2008. 3. 30 할렐루야교회

상담 아카데미 - 행복한 심리학

http://www.hcc.or.kr/worship11.asp?sno=102


■ 2007. 11. 17 둔산성광교회

남편과 아내 어떻게 사랑해야 하나

http://www.holy-light.org/board/bbs/board.php?bo_table=cast_ucc&wr_id=20&page=3

 

글 위치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7&articleId=35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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