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창고/_ 건강길라잡이

노화... 난 얼마나 늙었을까?

이보규 2008. 12. 26. 14:14

노화… 난 얼마나 늙었을까?

보름만 지나면 누구나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다. 어릴 때는 나이 먹는 것이 기쁠 때도 있지만, 어른이 되면 모두가 아쉬워하고 때로는 슬퍼한다. 중년 이후에는 '나이를 먹는다'는 말보다 '늙는다'는 말이 더 자연스럽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생명표'에 따르면 현재 45세 남성은 32년(2040년), 여성은 39년(2046년)을 더 살 수 있을 것(기대수명)으로 전망됐다. 45세 남성과 여성은 나이를 32~39번 더 먹는다는 뜻이다.그렇다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의학적으로 늙는 것을 '노화' 또는 '노쇠'라고 한다. 의학교과서는 노쇠를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유해한 변화들이 축적되어 생체기능이 저하되고 질병에 걸릴 확률이 증가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늙는 것은 병이 아니지만, 기능이 저하되는 '진행 과정'이라는 것이다.


▲ Getty Images 멀티비츠


■몸의 물이 마른다.나이가 들수록 몸의 기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각 장기의 실질 세포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질 세포가 죽어도 새 세포 생성이 되지 않으면 세포수가 감소한다. 이는 호르몬이나 영양 물질 등 체액을 만드는 생산 공장이 줄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 교수는 말했다.의학계에서도 논란은 있으나 노화는 인체를 구성하는 물과 호르몬 등 '체액이 줄어드는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반인들이 "나이 먹을수록 몸에서 물이 마르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다는 것이다. 즉 노화는 몸의 체액이 감소하는 것이다. 갓 태어난 신생아는 전체 체중의 75~80%가 체액이다. 20~30대까지도 별 변화가 없어 뇌·심장·폐·장 등 장기의 70~80%가 수분이며, 물이 별로 없을 것 같은 피부의 72%, 심지어 뼈에도 22%의 수분이 함유돼 있다. 하지만 60~70대가 되면 체내 수분 함량이 남성은 50%, 여성은 45%로 뚝 떨어진다. 수분 부족은 근육량 감소와 피로로 이어진다. 근육의 70% 이상이 수분. 수분이 3~4%만 부족해도 근육이 쉽게 피로해진다. 그러면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가 작년 한해 남녀 3만7516명의 근육 양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평균 근육 양은 20대 56.2㎏에서 70대엔 49.1㎏로 7.1㎏, 여성은 20대 38㎏에서 70대 36㎏으로 2㎏ 줄었다.

■겉으로 보이는 노화먼저 키와 몸무게가 변한다. 70대 남성은 20대 때보다 키가 5㎝ 가량 줄어들며, 체중은 50세까지는 증가하다가 80세에 10% 정도 감소한다. 하지만 체지방은 10% 가량 증가한다.여성도 60세까지 체중이 증가하며 체지방도 20대에 비해 10% 가량 증가한다. 체지방은 주로 복부 내장과 장간막(창자 사이 막)에 축적되며, 피하 지방은 오히려 감소한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의 체지방율 분석 결과 남성은 20대 18.3%에서 70대엔 21.5%, 여성은 20대 24%에서 70대엔 30.7%로 높아졌다.남성호르몬과 체력 저하로 성기능도 떨어진다. 미국노인병학회의 연간 오르가즘 도달 횟수 조사에 따르면 30대엔 121회, 40대 81회, 50대 52회, 60대 35회, 70대 22회로 점점 줄어든다. 발기각도도 평균 45세부터 수평과 같다가 그 이후론 더 아래로 내려간다.

■눈에 잘 안 보이는 노화몸 속 기관이나 조직의 기능도 떨어진다. 특히 장기의 무게가 현저하게 감소한다. 흉선(가슴샘)의 무게는 20대를 100으로 보면 60대엔 60, 90대에는 10까지 줄어든다. 간·신장·비장도 60~70대가 되면 젊을 때 크기의 50% 이하로 줄어든다. 20세에 2~3㎏이던 간 무게가 70세가 되면 1㎏밖에 되지 않는다.뇌의 신경세포 수 감소도 두드러진다. 60~70대엔 뇌 크기와 뇌혈류량이 20대보다 약 20~30% 줄어든다. 칼슘, 단백질 성분 감소로 인해 골밀도도 감소한다. 삼성서울병원이 골밀도 검사를 받은 4만7374명을 분석한 결과 30대 골량(骨量)을 100으로 볼 때 60대 남성은 80, 60대 여성은 60 수준으로 줄었다. 심장의 최대 박동수도 노화에 따라 감소한다. 30대가 지나면 동맥혈압이 상승하고 심근 수축력이 약화되면서 심박출량이 매년 1%씩 감소한다.폐활량 등 운동 기능도 감소한다. 폐활량은 30대를 100으로 봤을 때 50대는 약 80, 70대는 60까지 낮아진다.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나이 먹는 것을 아쉬워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나이가 들어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건강수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화를 더 늦추기 위한 운동, 식사, 수면, 스트레스 관리, 금연, 절주(節酒)를 새해 초부터 실천하기 위해 플랜을 짜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 교수는 제안했다. 유럽에서 10년간 진행된 '건강수명' 추적 연구에 따르면 운동, 흡연, 절주, 식이조절 등 4가지 위험 요인만 잘 조절해도 조기 사망이나 질병의 60%는 막을 수 있었다.※ 다음 4가지 간단한 노화측정법으로 노화 정도를 체크해보자. 1. 피부 탄력 검사피부의 노화 정도를 알아보는 검사.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손등 피부를 5초 동안 잡아당겼다가 원상태로 복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잰다. 20~30대는 1~2초, 40~50대는 2~5초, 60대 이상은 10초 이상 걸린다.2. 순발력 검사30㎝자를 떨어뜨린 뒤 두 손가락으로 자를 잡는 검사. 엄지와 중지를 약 10㎝ 평행하게 벌린 다음, 다른 사람이 잡고 있던 자를 예고 없이 떨어뜨려 잡는데 걸린 거리를 측정한다. 3회 측정해 평균치를 기록한다. 20~30대는 0~10㎝, 40~50대는 10~20㎝, 60대 이상은 20~30㎝로 측정돼 있다.3. 정적 균형 검사신체의 전반적인 신경근육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검사방법은 두 눈을 감고 무릎은 45도 구부린 채 양손은 허리에 대고 왼 발을 지면에서 15㎝ 정도 들어올린다. 그 후 눈을 뜨거나 발을 움직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다. 5분 간격으로 3회 측정해 평균치를 기록한다. 20~30대는 25초 이상, 40~50대는 10~25초, 60대 이상은 10초 이하로 나와 있다.4. 안구조절 검사한 손에 자의 한쪽 끝을 잡고 측정하려는 눈 바로 아래 안면 뼈에 갖다 댄다. 반대편 손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거리에서 명함을 쥔다. 명함을 눈에 가깝게 서서히 움직여본다. 흐리게 보이기 시작하는 거리를 측정해 기록한다. 20~30대는 10㎝, 40~50대는 30㎝, 60대 이상은 100㎝ 정도이다.                

※ 출처: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도움말(대한생체나이의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