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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와 지혜로운 사람 디오게네스

이보규 2015. 7. 27. 11:53

지혜로운 사람 디오게네스

그리스 코린트 시에는 디오게네스라는 매우 지혜로운 사람이 살았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그를 보기 위하여, 그의 말을 듣기 위하여 모여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명하기는 했지만 매우 특이한 버릇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누구나 자기가 필요한 것 이상으로 물건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집이 아닌 나무통 같은 곳에서 살며, 그 통을 이리저리 굴리고 다녔습니다.

그는 햇볕을 쪼이는 것을 좋아했는데 항상 그의 주위에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지혜로운 이야기들을 해주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어느 날 정오쯤, 디오게네스는 거리에서 초롱불을 켜 들고 무엇을 찾고 있는 듯 사방을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러자 누군가가 디오게네스에게 물었습니다.
“대낮인데 등불은 왜 켜들고 다니십니까?”
“나는 정직한 사람을 찾고 있소.”
한편 알렉산더 대왕이 코린트에 있을 때, 코린트 시의 모든 사람들이 왕을 보고 칭송하기 위해 갔습니다.

하지만 디오게네스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디오게네스는 알렉산더가 존경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는데도 말이죠.

왕은 자신이 존경하는 현자가 오지 않자 직접 현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왕은 땅바닥에 누워있는 디오게네스를 찾아갔습니다.

그는 따뜻한 햇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왕과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자 디오게네스는 일어나 앉아서 알렉산더를 쳐다보았습니다.

알렉산더는 디오게네스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디오게네스, 나는 그대의 지혜에 대해 알고 있소.

혹시 내가 그대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겠소?”
알렉산더 왕은 현자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있습니다.”
“아! 그렇소? 당장 말해 보시오.”
“햇볕을 가리지 않도록 조금 옆으로 비켜 서 주십시오.”
왕은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대답에 놀랐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이상한 사람이 더욱더 존경스러워졌습니다.

알렉산더는 말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신하들을 향해 돌아서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알렉산더가 아니라면 기꺼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었네.”

           <행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