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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빼기 6시그마

이보규 2008. 7. 29. 07:36

 
제 목 뱃살빼기 6시그마
   

갑자기 날씨가 너무 더워져 작년에 입던 여름바지를 장롱에서 꺼내 입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잘 맞던 바지가 웬일인지 허리 단추가 잘 채워지지 않을뿐더러, 억지로 채우고 나니 배가 졸려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갑자기 이것이 무슨 일인가 싶어 얼른 줄자를 가져다가 허리둘레를 재어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보던 집사람이 혀를 차며 “나 좋은 일 시키려면 계속 그렇게 살아요”라고 한마디하며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 쳐다보듯 합니다.
그런데 1년 사이에 허리둘레가 무려 2~3인치 정도가 불어 있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요사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더부룩하고 괜히 배가 더 나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은 느낌이 아니고 실제였습니다. “오 마이 갓!”
그런데 저는 체중이 늘었다가도 며칠만 저녁식사를 일찍 먹고 야식을 안 먹거나, 잠자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는 등 조금만 관리하면 금세 원래 체중으로 회복되곤 하여, 체중 측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체중이 늘어나는 것에 대하여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주말에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 가서 작정을 하고 조심스럽게 체중계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뜨악!”예전에는 보통 70kg에서 많이 나가야 72kg이었는데 체중계 숫자가 80kg을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사우나를 하고 나면 땀이 배출되어 약간 체중이 줄어들긴 하지만 그 양은 몇 100g에 불과합니다. 하여간 그 사이 체중이 불어도 너무 불어 있었는데 그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가뜩이나 혈압도 조금 있어 의사의 권유로 약을 먹고 있어 가족들이 늘 걱정하고 있고, 또한 중년 나이에 체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성인병의 최대 적이라 하였는데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것입니다. 이제부터 표준체중으로 몸을 만들고,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문제해결방법론인 6시그마를 적용하여 다이어트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근래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또한 촛불집회 장소가 회사 근처여서 그런지
직원들끼리의 간단한 모임이 많아져 회식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광우병 때문에라도 소고기는 맛보기 힘들어진다는 핑계로 수입 개방되기 전에 실컷 먹어 두자며 기름진 음식과 술을 평소보다 더 자주 먹고 마시게 되었습니다.
회식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술보다는 배가 고파 먹는데 어느새 배가 차게 되고, 계속해서 술을 마시게 되면 안주도 계속 먹게 되어 항상 과식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뱃살에 크게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제 기억에도 주말에는 침대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주말 밤에 퇴근하고 들어오면 집사람과 아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계속 보냈음에도 전혀 눈치를 못 채고 있었습니다. 또한 운동을 하지 않은지도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이제는 골프에 입문해야 한다 하여 연습장에 등록하여 거의 매일 골프연습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프로선수가 될 것도 아니니까 운동 삼아 시작해 보자고 한 것이 다른 사람들처럼 실력이 늘지 않으니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여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연습하면 어느 정도 기본 실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하는데 여전히 공이 똑바로 가지 않고 멀리 가지도 않아 포기하다시피 연습을 그만두었습니다. 그 후로는 땀 흘리며 운동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뱃살을 빼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려 하지만 감량을 위해 과도한 비용이 들어서도 안 되고, 여러 가지 음식 억제나 무리한 운동으로 다이어트 전보다 건강이 더 악화되어서
는 안 되며, 감량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함을 제약조건으로 적용해 보았습니다.

Measure에서는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성과지표를 선정하고, 그 지표의 현재 수준을 파악하는 단계로 성과지표로는 체중, 허리둘레, 체질량 지수 등이 있는데 이 중 어느 측정지표가 더 좋은지를 고려해 보았습니다. 지표 모두 성과지표로 사용하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비만을 판단하는 기준은 단순히 체중이나 허리둘레로 하는 것보다는 BMI(Body Mass Index)로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비만도나 표준 체중 측정법을 지표로 선정하였습니다. BMI는 자신의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2가 나오면 좋다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허리둘레를 살찌운 인자뿐만 아니라 건강에 영향을 주는 생활 습관들에 대한 인자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체중 증가를 시킨 요인으로는 밥을 빨리 먹는다, 간식을 좋아한다, 회식 때는 주로 육류를 먹는다, 아침을 안 먹는다,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 을 좋아한다, 회식이 잦다, 운동량이 거의 없다, 늦은 식사 후 바로 잠을 잔다, 맞벌이로 인한 잦은 외식 등이 있었습니다. 이를 친화도법을 써서 유사한 내용끼리 그룹핑 한 결과 환경, 식습관, 체질, 음식 등으로 분류하여 위의 <그림>과 같이 특성 요인도로 정리했습니다.
이 인자들 중 주요 인자를 선별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조직에서 발생하는 회식 관련 인자는 본인의 의지로는 제어 불가능한 인자로 공식적인 회식에는 참석하지만 조직원들끼리의 작은 모임에는 가능한 한 눈치껏 횟수를 줄여 술과 기름진 음식량, 과다한 안주량을 줄이는 것으로 즉실천(Quick Action)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식습관과 운동부족을 주요 인자로 선정하였습니다.

먼저 식생활 습관에 대한 전문 자료를 찾아보고 또한 알고 지내는 의사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여러 참고할 만한 사항 중 수분 섭취 부족에 대하여는 공복에 물 1컵 마시기가 있었는데 냉수가 좋다고도 하고 나이가 들수록 따뜻한 물이 좋다고도 하였는데 하여튼 미지근한 물을 매일 마시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물통을 옆에 두고 수시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채소와 과일 섭취 부족에 대하여는 아침식사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과일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예전에 방송에서 특집 기획으로 세계적으로 Blue(포도), Red(토마토, 사과), Yellow(바나나) 과일이 건강에 좋다는 다큐멘터리 내용을 본 적이 있어 해당 과일 위주로 먹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는 반드시 퇴근 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하고 그때도 과일을 먹을 수 있도록 집사람에게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본인 의지와 관련된 개선 안으로는 식사할 때 반드시 천천히 20분 정도 시간을 갖고 하기로 하였으며, 간식은 아예 먹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커피는 당장에 끊을 수는 없을 것 같아 하루에 2잔 이하로 줄이기로 하고 차차 마시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외식보다는 집에서 식사하기로 하고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할 경우에는 한식과 일식 위주로 할 수 있도록 아이들과 약속을 하였습니다.
운동부족에 대하여는 의사의 권유대로 잠자기 전과 잠에서 깨어난 후 스트레칭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관련 자료를 보고 스트레칭 방법과 순서 등을 정리하여 벽에다 붙여 놓았습니다. 또한 출근 시에는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여 부족한 운동량을 조금이나마 보충하기로 하였으며, 점심식사 후에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산책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골프연습장에 등록하여 회식이 없는 날에는 저녁식사 후에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로 하고, 부득이 회식으로 인해 귀가시간이 늦어지면 아파트 계단을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도출된 개선 방안을 실생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 맵으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개선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여자분들의 끊임없는 욕망은 다이어트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앞서 작성해놓은 프로세스대로 실행되었는지를 관리할 수 있도록 각 항목별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실행 여부를 점검하였는데, 초기에는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집사람과 자녀들에게 체크를 부탁하여 객관성을 확보할뿐더러 가족들에게 창피당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일단 BMI 지수가 정상궤도로 진입하면 스스로 관리하여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지금 다이어트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체중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서 70kg대로 진입하였습니다. 플라시보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있는 것 같아 건강이 좋아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