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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다 쓰고 죽는다는 "쓰죽회"가 유행

이보규 2015. 5. 25. 09:18

 

 

 

요즘엔 다 쓰고 죽는다는 "쓰죽회"가 유행
  

쓰죽회가 "다쓰고 죽자"회 랍니다

요즘 우리 노년층들의 일부인 웬만큼 부를 갖춘 노년층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잘 쓰고 이 세상을 떠나느냐?
숙제를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여유를 가진 노년들도 말 못하는 고민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자식과 재산과의 관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고민을 자조적인 운율로 버무려져
마치 삼행시나 사행시인 듯한 어구들이
노년들의 입에서 입으로 돌고 있습니다.

‘재산 안 주면 맞아 죽고,
반 주면 쫄려 죽고,
다 주면 굶어 죽는다,'

‘출가시킨 후 아들은 큰 도둑,
며느리는 좀도둑,
손자들은 떼 강도,'
‘빚진 아들은 내 아들,
잘난 아들은 나라의 아들,
돈 잘 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이랍니다.

이런 말끝에는 대개 다음과 같은 결의가 등장합니다.


“죽을 때까지 돈을 쥐고 있어야 해.
안 그러면 자식들한테 무시당하고 서럽기 짝이 없어지는 거지.

“다 쓰고 죽어야 해.
그래야 나중에 유산을 놓고 자식들 간에 분란이 일어나지 않지.

그래서
‘쓰죽회’를 만들기로 했노라며
농담 반 진담 반 말씀하시는 노년들도 있습니다.


'
다 쓰고 죽자’회라 하여 ‘쓰죽회’입니다.

젊은 시절 고생해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 다 키워 출가시켰으니
이제 나를 위해 써야겠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사례는 대한민국의 골드 시니어들의 한가한 푸념이지만,
저에게는 이런 푸념들이
다른 나라에서나 듣는 것 같은 어리둥절한 마음입니다.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KBS의 정통 역사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부패 권력자인 이인임(박영규 분)이 실권하여
최영과 이성계에게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죽기 직전 이인임은 아주 의미 있는 말을 합니다. 

"내가 하루 먼저 죽는 것 보다
권력 없이 하루를 더 사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

라는 말을 남김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
우리는 하루 먼저 죽는 것 보다
돈 없이 하루를 더 사는 것이 두렵다." 라고 표현한다면

이것은 나만의 잘못된 생각일까요?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라는 유명한 희곡을 쓴
테네시 윌리암스는 아래와 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돈 없이 젊은 시절을 보낼 수는 있지만
돈 없이 노후를 보낼 수는 없다."

60세 이상 노인의 빈부격차가 심화하면서
불과 10년 사이 2배가 훨씬 넘는 자살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노인 절반이 ‘빈곤노인’으로
세계 최악의 노인빈곤국군()에 속해 있다고 합니다.
그 어려움이 매년 더 악화하고 있는데다
특히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 쓰고 죽자.’와는 정반대 상황 속에서
죽지 못해 사는 인생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돈 없는 노년 정말 두렵기만 합니다.

 

<한길수 님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