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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이건희 삼성 회장

이보규 2008. 4. 22. 22:14

신병식기자의조간브리핑

21년 이건희시대 막 내렸다 2008-04-23 08:29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룹 후계자인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고객총괄책임자(CCO) 자리를 사직, 당분간 해외로 떠나 있게 된다.

그룹 체제의 상징으로 계열사 총괄사령탑 역할을 해왔던 전략기획실이 해체되고, 전략기획실장인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도 퇴진한다.

특검에서 조세포탈로 문제가 됐던 이 회장의 2조원대 차명재산은 실명 전환 후 누락된 세금을 내고, 사회공헌 등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된다.

삼성은 22일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및 그룹 59개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총 10개 항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대국민 사과 및 퇴진성명을 통해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 안고 가겠다"며 삼성회장직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그 동안 저로부터 비롯된 특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 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 드리면서 이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87년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작고로 그룹 총수자리에 올랐던 이 회장은 이제 대주주 지위만 유지한 채, 삼성전자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된 모든 자리에서 손을 떼게 됐다.

이 회장 특유의 판단력으로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했지만,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특검 조사와 발표를 계기로 삼성의 '이건희 체제'가 21년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 회장과 함께 부인 홍라희씨도 리움 미술관장과 문화재단 이사직을 사임한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구도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 회장이 물러나고 전략기획실까지 폐지됨에 따라, 전문경영인에 의한 계열사 자율·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계열사간 조율·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사장단 협의회에서 다루게 된다.

삼성은 이 회장을 대신해 대외적으로 그룹을 대표할 인물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을 지명했으며, 이회장은 사장단협의회 의장역할도 맡는다.

한편 삼성은 소유·지배구조개편도 단행,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25.64%)을 4~5년내 매각함으로써 순환출자구조도 점차 해소해 나가기로 했다.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뜻도 다시 한번 공식화했다.

김용철·사제단 등 "삼성, 소나기 피하고 보자는 심산"  

삼성그룹이 22일 발표한 경영쇄신안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김용철 변호사는 "핵심인 경영권 불법승계 부문은 언급조차 안 된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그룹 비리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날 "소나기부터 피하고 보자는 심산"이라며 삼성 쇄신안을 평가절하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이 시인하고 반성한 것이 없지 않느냐"며 "이번 기회를 빌려 이재용 전무를 확실히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로 밀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삼성이 '국민들에게 물의를 빚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면서 "조금이라도 국민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진실성이 느껴지는 사과를 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사제단의 전종훈 신부는 "핵심은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불법 세습인데 이 부분은 아무런 언급이 없다"며 "이 전무가 해외로 잠시 피하고 보겠다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삼성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경제개혁연대는 공식 논평을 통해 "이재용 씨의 불법재산 반환과 삼성생명 중심의 출자구조에 대한 혁신적인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사를 맡은 조준웅 특검팀은 만족감을 표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이건희 삼성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지하 1층 국제회의실에서 특검 수사결과에 따른 삼성그룹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 회장과 함께 퇴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학수(앞줄 오른쪽 두번째) 부회장과 김인주(왼쪽) 사장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삼성전자를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로 성장시킨 이건희 회장이 '특검 암초'를 만나 취임 20여년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회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20년전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인정받는 날, 모든 영광과 결실은 여러분의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 자신이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듯이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먼 현 시점에서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리라고 상상한 이들은 특검 사태 이전에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리더로서 확고하게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일 취임 20주년을 맞았으나, 직전에 터진 김용철 전 법무팀장의 폭로로 20주년 취임 기념 행사도 갖지 못했던 이 회장은 결국 '특검 암초'를 넘지 못하고 국내 최대 그룹 삼성의 지휘권을 거머쥔 지 20년만에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게됐다.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타계로 1987년 삼성의 경영권을 이어받은 이 회장의 20년경영성과는 삼성의 '글로벌화' '세계 일류화'라고 압축할 수 있다.

삼성은 이 회장이 취임하기 전에도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 기업이었으나 세계시장에서는 여전히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혁신과 '품질중시 경영'으로 대표되는 신경영,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선택과 집중'의 구조조정으로 삼성의 글로벌화에 성공했다.

이 회장은 1987년 취임후 '자율경영', '기술중시', '인간존중'을 축으로 하는 제2창업을 선언하고, '21세기 초일류기업 달성'이라는 비전과 '조() 단위 순이익 실현'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실현 불가능한 선언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됐던 이 약속은 20년만에 지켜진 셈이다.

삼성은 반도체, TFT-LCD, 휴대전화, 모니터 등의 세계 1등 제품을 탄생시켰으며, 브랜드가치도 2007년 169억 달러로 세계 2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2년에는 시가총액 면에서, 2005년에는 브랜드가치 면에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소니를 앞지름으로써 세계 최고의 전자기업의 하나로 성장했다.

그 결과 삼성의 매출액은 이 회장 취임 당시인 1987년과 비교할 때 17조원에서 152조원으로 8.9배 성장했으며 2천700억원에 불과하던 세전이익은 14조2천억원으로 52.6배 성장했다.

이 시기에 삼성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140조원으로 140배, 수출은 9억달러에서 663억달러로 73.7배 증가했으며, 해외직원을 포함한 임직원수는 16만명에서 25만명으로 1.7배 증가했다.

삼성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매출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8%, 시가총액은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의 20%, 수출은 한국 전체 수출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지하 1층 국제회의실에서 특검 수사결과에 따른 삼성그룹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는 동안 함께 배석한 사장단이 착찹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이 회장은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 외에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삼성그룹의 경영체질을 강화함으로써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의 성공이 가능했던 것은 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데 재계의큰 이견이 없다.

고 이병철 회장 타계 직후인 12월1일 만 45세의 나이로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끊임없는 개혁을 설파, 삼성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질 경영'으로 대변되는 '삼성 신경영' 선언이 그중 하나다. 이 회장은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지만 환골탈태하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는 평범한 교훈을 기업들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던져주었다.

이 회장은 "앞으로 20년이 더 걱정이다" "정신차려야 한다. 5년, 10년 뒤에는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신세다" 등 위기론, 샌드위치론 등으로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 한국사회에 경각심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하며, 한국과 세계경제의미래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판단하고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사업에 착수함으로써 한국이 전자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닦았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하였으며, 1992년에는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였고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4기가 D램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이같은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또한 만만치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회장은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강해지면서 우리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삼성공화국론'의 근원지로 지목됐고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배정을 통한 불법 경영권 승계, 총수 1인이 그룹 경영을 좌지우지한다는 '황제식 경영론' 등에 대한 비판의 핵심 대상이었다.

삼성 출신 인사들이 경제계는 물론 정부, 정치권 요소요소에 포진하고 삼성의 로비력이 미치치 않는 곳이 없다는 일반인들의 인식과 에버랜드 CB 배정의 문제점은 국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와 특검으로 이어졌고, 이는 오늘날 이 회장의 퇴진을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날의 허물을 모두 제가 떠안고 가겠다. (특검 문제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한 22일 이 회장의 발언은 이같은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다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