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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역전세난 심화---- 세입자 "귀한 몸"

이보규 2008. 8. 14. 05:57

잠실 역전세난 심화…세입자 "귀한몸"

 

[머니투데이 송복규기자]["싱크대·도배지 교체해줄테니 나가지 마세요"]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에 역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잠실 주공1단지(엘스)와 2단지(리센츠), 잠실시영(파크리오) 등을 재건축한 3개 단지, 1만8000여가구가 한꺼번에 입주를 시작하면서 집주인들의 '세입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잠실주공5단지 등 인근 단지 집주인들은 이들 새 입주아파트로 옮기려는 세입자들을 붙잡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엄청난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3개 단지의 전세가격은 앞서 입주한 잠실 주공3단지(트리지움)와 4단지(레이크팰리스)보다 1억원 안팎 낮은 수준이다.

◇세입자 '귀한 몸'…전셋값 1억원 '뚝'=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엘스·리센츠·파크리오 등 입주단지의 절반 이상이 전세 물량으로 나오면서 곳곳에서 세입자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 잔금을 치르기 위해 전세로 내놓은 집주인들이 많기 때문에 정식 입주기간 안에 전세 계약이 몰리는 것이다.

전세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엘스와 리센츠 109㎡ 전세가격은 2억5000만∼2억6000만원 선. 이들 단지보다 잠실역에서 먼 파크리오 108㎡는 2억3000만∼2억5000만원 선에 전세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는 레이크팰리스(2006년 12월 입주)나 트리지움(2007년 8월 입주) 전셋값보다 1억원 안팎 낮은 수준이다. 레이크팰리스 114㎡ 전세가격은 3억5000만∼3억8000만원 선, 트리지움 110㎡은 3억3000만∼3억5000만원 선이다.

잠실 주공5단지 등 기존아파트는 전셋집을 내놓겠다는 세입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붙잡기 위해 싱크대와 도배지를 교체해주는 등 애를 쓰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이 단지 112㎡ 전셋값은 지난해 말 1억8000만∼2억1000만원 선이었으나 최근 1억6000만∼2억원 선으로 떨어졌다.

◇집주인-세입자간 분쟁으로 번질 수도=

잠실 역전세난은 집주인과 세입자간 전세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잠실 주공5단지 등 기존아파트 세입자 중 상당수가 새아파트 입주예정자여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잔금 납부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제때 잔금을 내지 못하면 건설사에 연체 이자를 물어야 하는데다, 기존 전셋집과 새 입주아파트 관리비를 이중으로 내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 오는 12월이면 레이크팰리스가 입주한 지 2년이 되는 만큼 전셋값이 싼 아파트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늘어 집주인과 세입자간 실랑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레이크팰리스나 트리지움 전셋값이 엘스·리센츠·파크리오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며 "레이크팰리스나 파크리오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돌려주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전세금 차액을 추가로 마련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