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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 지상 감상

이보규 2009. 4. 3. 20:46

영화 불 시간이없었는데 카페에서 보는 "워낭 소리" 에 가슴이 찌~~~잉 함께 볼까요...

 

워낭소리, 민족 정신 우리 정서가 살아나는 영상

 
                  
다큐영화 워낭소리의 80살 최원균 할아버지 77살 이삼순 할머니 노부부와 늙은 소가 함께사는 모습이다
봉화 산골의 하눌마을은 50년대 한국전쟁직후의 우리나라 농촌풍경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대한민국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사시던 우리들 유년시절의 그리운 고향마을이었다
농사꾼으로 80편생을 산 부모님과 민족의 정서가 살아 숨 쉬는 곳이었다

별리의 아픔도 고단한 삶의 희망도 함께 민족 정신이 살아서 면면히 흐르는 곳이다             

원낭소리 상영 1개월 관객이 60만명이라 한다 대단한 흥행이라 놀라운 일이다
이 흥행은 아마도 우리 몸 속에 흐르는 그리움, 조상님 대대로 물려 온
민족의 아름다운 정서 민족 정신 때문 일 것이다

         

 

한 평생 농사꾼 성한 곳 없이 망가진 몸, 영정사진 하나 마련 하고자 하는 늙으신 아버지
사진관에서 차렷자세 한 아버지한테 웃어 ! 웃어야지! 몇번 주문을 하다가
끝내 웃지 않는 아버지를 향해 급기야 "웃어~!!!" 큰소리
늙은 어머니 버럭 소리치지만 귀가 어두운
아버지는 그냥 무표정이시다

할머니 이삼순(77)  16살에 시집와 9남매를 농사 지어서 키우신 어머니다
젊었을 때 꽤 미인이셨고 아직도 아버지를 향한 지청구를 일삼는 목소리 창창한 어머니시다
남편은 소만 바라보고 소만 챙긴다고 하시며 끊임없이 불평하고 버럭 소리 치시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그지 없이 순종하는 아내시다 수레를 끄는 소가 기운 없다고
빨리 내려서 수레를 밀라 아버지 버럭 소리에  말없이 수레를 미는 순명의 어머니시다

 

     

 

소(40살)는 80평생 고단한 농사 일로 모두 망가진 늙은 아버지의 남은 유일한 반려다
걸음 불편한 다리는 수명을 세배나 산 소나 80평생 농사로 망가진 아버지가 같다
둘다 힘이 없다 그러나 늙은 소는 순명을 바쳐 아버지의 일을 열심히 한다

늙은 아버지는 소가 힘겨워 농사일을 못하면 당신이 기어서라도 논을 매고 밭을 간다
꼴을 베고 소죽을 끓이신다 아파 누웠다가도 움메~ 소 울음 소리에 어둔 귀가 번쩍 열리신다
아프고 흐린눈 가까스로 뜨시고 일 하러 가야 한다는 듯 늙은 아버지는 귀를 귀울 세우신다   

 장터에서 막걸리 마신 아버지 힘 없어 정신 잃고 다리 아파 쓸어져도
아버지 몸 수레에 누여 싣고 말 없이 집까지 잘 모시고 오는 늙은 소,

"말못하는 짐승이라도 내 한테는 소가 사람보다 나아요!"
죽으면 "장사 치러 줘야지 내가 상주 할건데"
귀먹은 농사꾼 아버지의 넋두리 같은 일상의 말씀이다

"유년의 우리를 키우기 위해 헌신했던 이 땅의 모든 소와 아버지들에게 이 작품을 바칩니다"
가슴 저린  이영화 워낭소리의 헌사다 영화가 끝나 나레이션이 올라가도
관객들 여기저기 훌적거리며 눈물 적시며 일어 설 줄 모른다

         

 

늙어 망가진 다리를 절룩거리는 모양이 아버지와 소는 꼭 닮았다
소 달구지에 실어도 될 나뭇짐을 구태여 지게에 나눠 지신 아버지의 정깊은 모습과 
한달구지 땔나무 싣고 가파른 산 비탈 길을 간신히 오르는 숨찬 소의 모습이 어찌 그리 닮았는가?

늙은 소와 늙으신 아버지가 무거운 나무 짐을 나눠지고 나란히 함께 걷는 장면이다.
둘은 똑같이 불편한 다리를 끌며 천천히 한발 한발 어렵게 걸음을 떼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고통스럽다거나 불행해 보이지는 않는다. 
굳이 끌어주고 밀어주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한 방향으로 나란히 함께 걷는다

 살면서 우리가 목마르게 그리워하는 믿음과 우정과,  말없는 사랑이 바로 거기 있었다
소가 수명을 다하고 죽은 다음에 겨울나기 땔감이 가득한 모습을 보며
고맙다를 연신 하시는 어머니 또한 소와의 영원한 별리가 슬프다
         

 

늙은 아버지와 나란히 걸어가는 소의 목에서 울리는 워낭소리, 그 맑은
소리가 마음을 흔들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울리던 그 소리는 내 마음을 점점 흔들더니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부터 착한 심성의 한 조각을 만나게 해준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내 안에 여전히, 어쩌면 억눌려 살고 있던 순수함과 다시 상봉한 기쁨의 눈물이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찾은 미안함의 대한 눈물이이었다

"농약을 칩시다" 외치는 어머니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논밭에 농약을 안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러면 소가 죽어" 아버지의 이 한마디에 모든 생명존중의 의미가 합축 되었다 
농약을 치면 소 꼴을 벨수가 없고 그 볏짚으로 쇠죽을 끓일수 없다

어머니 "사료 먹여 키웁시다"  아버지 "안돼!"
이 땅을 지켜 온 아버지들의 생명존중 철학이다 논에 농약치면 거기 모두 생명이 죽고
농약 친 오염 된 쌀밥을 먹어 사람의 건강 또 한 해친다 우리의 5000년 생명 농업이다
 

        

 

 

햇살이 따스한 양지에 앉아 조는듯 앉아 게신 아버지와
한가롭게 되새김질 하며 서있는 소의 눈과 코와 얼굴이 꼭 닮았다
눈 껌벅거림까지 꼭 닮으셨다 아버지는 죽은 듯 앉아 햇살에 모두를 맡기셨다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소의 눈망울과 꼭 닮은 이 땅을 살고 가신
모든 부모님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내내 눈물을 흘리고 말아야 했다              

 

      

 

한걸음 조차 띠어 놓기 힘든 다리 소나 아버지나 너무 힘겹다
쟁기에 끌려 가시는 아버지 다리 절름거림과 등굽어 고개 숙이심과
멍에 걸고 밭가는 소의 절룩거리는 다리와 목에 워낭소리조차 희미한 늙은 소의 모습이

대대로 자식들을 먹여 키우신 이 땅의 아버지 모습이요 함께 한 소의 유구한 모습이어서 가슴을 친다

 

         

 

상영되는 워낭소리 화면들은 그 한 씬 한 씬 모두가 한장씩의 작품이다
75분동안 그리운 그 모습들로 하여 한시라도 눈을 뗄수가 없었다
농사꾼으로 흙을 파며 고단한 삶을 지게에 지고 소와 함께
한평생을 살다간 이 땅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

잊혀진 시대 그 마지막 농경시대의 모습을 어찌 그리도 잘 나타내 주는지 감동이었다

 

 

영화가 끝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이 스크롤이 흐르는
동안에도 내내 자리에 앉아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훔쳤다

소가 죽어 흙에 묻힌 다음 상주 노릇을 하신 늙은 아버지의 상심이 걱정이다
상기도 기름진 밭에는 쟁기 자국이 선명 한데 등굽고 힘없는 아버지 힘겹게 외로우시겠다

후일담을 들어 보면 사람들이 봉하 하눌마을로 최노인을
마구 찾아가 삶이 정상적이지 못하게 흐트러 지신다고 한다 

 

구박을 하시면서도 늘 아프시다는 아버지를 위해 물수건을 얹어 주시는 어머니
허구헌날 소만 아는 영감에게 소가 죽어야 내 팔자가 편하지 하시던
속 정이 넘치시어 어머니도 죽은 소가 내내 한없이 슬프시다

붉은 진달래 꽃 삼천리 방방곡곡 흐드러지게 피고
농투산이 아내로 순명을 바치며 살아 오신
이 땅의 모든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모성, 이 땅을 키운 어머니시다

      

 

소는 네다리 어느 한 곳 성하지 않다 관절이 어긋 난 소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밭을 간다
늙으신 아버지 등굽고 머리 조차 못 가누신다 아픈 다리를 쟁기에 끌려 가며 쟁기질을 하신다  
 
영화 속 아버지와 어머니가 울고 소가 눈물 흘릴 때, 객석에 앉은 사람들도 울었다.
소 외양간에서 얼굴을 내밀고 마지막 죽어 가는 소의 멍에와 코뚜레를
말없이 풀어 주시는  아버지 어머니의 아프고 슬픈 모습을 보며
워낭소리의 소를 보는 관객들 모두는 눈물을 흘렸다 
 
한평생의 노동에 지쳐 주저 앉은, 늙은 소 같은
이 땅에 우리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을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에 기억해 낸
너무 값진 눈물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