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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산업혁명과 녹색사회

이보규 2009. 4. 5. 22:27


 

제3차 산업혁명과 녹색사회

                                                 임 성 진(전주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우리는 지금 3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환은 지난 두 차례의 산업혁명때와 같이 새로운 기술과 에너지의 이용에 의해 추진될 것이다. 이 혁명은 우리의 사회시스템도 새롭게 변화시킬 것이다.”

지난 2007년 10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바로소(Jose Barroso) 위원장의 발언 내용이다. 지금 선진국에서 일고 있는 급격한 녹색변화를 보며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의 발언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중요하다. 우선 인류가 새로운 형태의 산업사회를 향한 혁명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시켜주고 있다. 아울러 이번 혁명은 과거의 개발과 성장에 대한 개념을 통째로 바꾸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혁명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함께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우리가 맞이할 3차 산업혁명이 단순히 에너지와 기술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재생에너지와 효율이 3차 혁명의 에너지원

인류는 이미 18세기와 19세기 두 차례에 걸쳐 산업혁명을 경험했다. 1차 혁명은 석탄의 이용과 증기기관 기술의 발명으로 시작되었고, 2차 산업혁명은 석유자원의 개발과 전기, 화학기술의 발달에 근간을 두었다. 그렇다면 바로소가 언급한 3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되는 에너지와 기술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신산업사회를 이끌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에너지효율과 절약을 제시하고 있고, 중심 기술로는 ICT, 마이크로전자, 신소재, 재생가능 원자재, 청정기술, 바이오기술 등을 꼽는다. 그런데 여기서 에너지효율과 절약을 에너지원으로 취급한 데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3차 산업혁명은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환경위기의 해결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갈수록 심각해져만 가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1, 2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던 석탄과 석유가 이제는 더 이상 사회발전을 유지시켜줄 에너지원이 될 수 없게 되었다. 여기서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줄여주는 중요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에너지효율의 향상과 절약이다. 따라서 에너지효율과 절약의 확대는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줄여주는 새로운 대체에너지원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에너지절약과 효율을 공급한다는 네가와트(NEGAWatt)개념이 선진국에서는 이미 높은 단계로 발전되어있다.

녹색사회체제로의 전환이 3차 산업혁명의 본질

앞선 두 차례의 산업혁명에서 보았듯 신기술과 에너지의 이용은 그와 관련된 사회체제를 새롭게 형성한다. 석탄과 증기기관에 의한 1차 혁명이 산업과 시장의 확대, 부르주아사회와 자유무역, 그리고 입헌국가체제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리고 20세기의 대량생산과 소비체제, 그리고 글로벌 양적 성장은 2차 산업혁명 이후 석유의 대규모이용과 관련 기술이 가져온 결과물이며, 이러한 대규모 산업사회구조는 석유자원의 이용량을 급격하게 증가시켜왔다. 이렇듯 에너지와 산업체제, 정치, 그리고 사회체제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닌 하나의 복합체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연간 성장률이 15∼30%에 이르렀고, 그중 태양광이 매년 50∼60%씩의 설비용량 증가율을 기록할 만큼 3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너지원은 그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런데 이러한 빠른 발전은 새로운 에너지원이나 기술의 개발에만 의존한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그와 동시에 이루어진 절약과 고효율의 지속가능한 미래형 사회체제가 가져온 성과이다. 3차 산업혁명은 절약과 효율형 녹색사회체제로의 전환이 없이는 달성이 불가능한 것이다.

정부가 녹색성장을 제시한 이후 새로운 기술과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것은 수단일 뿐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가능한 녹색 산업사회로의 전환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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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임성진
· 전주대학교 사회과학부 부교수(환경·에너지정책)
· 전주대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 소장
· 제8기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
· 전 베를린 자유대학교 환경정책연구소(FFU) 연구원
· 저서 : 『Least-Cost Planning als Losungsansatz klimabezogener Energiepolitik』,『물문제의 성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