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규가 고희를 맞이하는 마음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고 했던가.
어느덧 내 나이가 일주일 후면 칠십 세가 된다.
처음에는 한 500명을 초청하여 고희연회를 하고 "자전적 에세이 출판기념회"로 가름하려고 추진했다.
책은 내가 써서 만들고 음식 값은 두 아들에게 부담하도록 기획을 하였다.
아들 둘 다 합의했고 오신 손님에게 책 한 권씩 드리고 식사대접해서 보내려고 했다.
문제는 누구누구를 초청할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두 아들 결혼식 때 2,000여 명으로부터 축의금을 받았는데 그 중에 누구를 배제할 것인가 생각하니 쉽지 않았다.
그렇게 추진하던 생각을 고심 끝에 결국 바꾸게 되었다.
왜냐하면 내 인생을 돌아보아 성공한 인생도 아니고 자랑 할만 한 성취도 없었다.
돌이켜 보면 더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린 후회가 많고 아쉽지만 지금시점에서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그런데 장수 한 일을 축하한다는 의미도 없다. 이제 70세는 결코 오래산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아들 둘이 출세하고 돈을 많이 벌어서 자랑삼아 이웃과 아버지 친구 분 식사 대접한다는 명분도 마땅하지 않았다.
가끔 가까운 친구 칠순에 가서 보면 자손들이 많아서 자랑거리이다.
나는 아들 두 명에 며느리 둘 그리고 고작 손자 한 명뿐이다. 그것도 명분이 되지 못한다.
출세를 했거나 사업을 하여 성공한 친구들은 호화롭게 호텔이나 대형 식당에서 많은 사람을 초청하여 잔치를 벌였다.
주관하는 입장이나 참석하는 사람도 모두 모양세가 좋고 칠순의 의미가 돋 보였다.
하지만, 나는 예식장 뷔페식당에서 손님을 초청하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서 내가 만약 이와 같은 고희연에 초청 받았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공짜 식사 한 번하려고 시간 내서 찾아가는 일을 상상하니 귀찮게 생각되었다.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중국집에서 4촌 이내 형제와 자녀들이 둘러 앉아 식사하는 가족 모임으로 방향을 선회하였다.
그리고 우리교회 교구 목사님 모셔서 간단히 예배드리고 가족끼리 식사 하는 것으로 고희 기념모임을 하기로 작정 했다.
아들이 모아 주는 돈은 아내와 같이 따뜻한 나라 말레이시아로 여행을 하려고 한다.
여기 저기 쏘다니지 않고 보름동안 조용히 편안한 리조트에서 쉬다가 돌아오려고 한다.
책도 보고 강의 준비도 하고 골프도 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자 한다.
이제 누구도 피할 수 없이 70대 할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나이를 더해 가야하고 이웃과 사회에서 노인으로 취급 받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드려야 하겠다.
그러나 육체의 나이는 노인이 되더라도 마음은 계속 젊은이 처럼 살아 갈 것을 조용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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