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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라덴 사살 이후]백악관 상황실 장면-‘아내 인간방패’ 번복등 갈수록 커지는 의혹

이보규 2011. 5. 6. 20:14

[빈라덴 사살 이후]백악관 상황실 장면-‘아내 인간방패’ 번복등 갈수록 커지는 의혹

오바마도 못봤다는 빈라덴 최후… ‘끊겨진 25분’간 무슨일이

《 “빈라덴을 제거한 마지막 25분간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미국 내에서 빈라덴 제거 성공에 대한 흥분이 가라앉으면서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조차 빈라덴의 최후를 지켜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리언 패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작전 중) 20∼25분 동안 영상 수신이 끊어졌다.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생중계로 보고 있던 게 아니었다면 백악관이 공개한 상황실 사진에서 대통령이 군복 입은 남자(마셜 B 웹 합동특수작전사령부 준장)에게 상석을 내준 이유는 무엇이고, 클린턴 국무장관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숨이 멎는 듯한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AP통신은 “백악관, CIA, 펜타곤이 의문점에 답하기를 꺼리면서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보지 못했다는 25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


① 빈라덴은 왜 미리 무기 들지 않았나
“저항의사 애초부터 없었거나 건강악화 가능성”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요원들이 작전시작 얼마 만에 3층 침실에 있던 빈라덴을 발견했는지 정확하지 않다.

AP통신, CNN 등은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빈라덴은 대원들이 방으로 쳐들어가 쏘기 직전(에서야) 주변에 있던 AK-47 소총과 휴대무기를 잡으려 손을 뻗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는 거리에 소총과 권총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어쨌든 침실에 무기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미 헬기들이 착륙하고 아래층에서 총격이 오갔는데 그동안에 빈라덴은 왜 미리 무기를 들고 있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만약 애당초 저항할 의사가 없이 기다리고 있었던 거라면 왜 뒤늦게 무기를 잡으려 했는지도 미스터리다.

이와 관련해 건강악화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다. 영국 BBC 방송은 “빈라덴은 콩팥과 위장이 좋지 못했다. 오전 1시에 아내, 아들과 침실에 함께 있었던 것도 그들이 건강이 좋지 못한 빈라덴을 돌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사살 후 언론에 공개된 침실에서도 빈라덴이 복용한 듯한 약병들이 눈에 띄었다.

② 생포할 수는 없었나
“캄캄한 곳… 자살폭탄 터질지 모를 긴박한 상황”


파키스탄 언론은 빈라덴의 12세 된 딸이 “미군은 아버지를 생포한 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처형했다”고 진술했다고 파키스탄 정보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생포할 수 있었는데도 미국이 의도적으로 사살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미확인 보도다.
그러나 뉴욕타임스가 전한 전직 네이비실 요원들의 반응은 단호하다. 한마디로 “작전 상황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는 것이다. 전 네이비실 요원 돈 샤이플리는 “아주 깜깜한 곳에서 언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혹 자살 폭탄을 몸에 둘렀을지도 모를 인물과 맞닥뜨렸는데 생포를 할지, 총을 쏠지 생각하는 여유를 갖고 방아쇠를 당길 시간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요원 랄로 로베르티는 “이번 작전에 투입된 ‘팀 식스(6)’는 네이비실에서도 엘리트 중 엘리트로 통한다”며 “지원자 80%가 탈락하는 지옥의 주(hell week)를 버텨낸 그들은 명예심과 자긍심이 높기 때문에 (처형 같은) 부도덕한 일을 할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③ 빈라덴 아내는 왜 뛰어들었을까
다섯번째 아내 ‘인간방패’ 자처한 듯… 신병처리 갈등


빈라덴이 사살되기 전 같은 방에 있다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미군 총구 앞으로 달려든 여자는 그의 다섯 번째 아내였다. 미국 MSNBC 방송은 다리에 총상을 입은 이 여성의 이름이 아말 알사다로 올해 27∼29세라고 보도했다. 알사다는 9·11테러 1년 전인 2000년 10대 나이에 결혼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알사다는 남편에게 순종하는 게 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이슬람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는 여성”이라며 “빈라덴이 미국에 쫓기는 상황이 되자 알사다를 친정으로 돌려보냈지만 다시 빈라덴의 곁으로 돌아와 마지막을 지켰다”고 보도했다.

알사다가 자신의 몸을 던져 빈라덴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방패를 자처하고 나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름을 부른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미군에게 빈라덴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그녀는 현재 파키스탄 정부가 신병을 인수해 보호하고 있다. 미국은 직접 신문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파키스탄은 자체 조사 후 그녀의 고향인 예멘으로 돌려보낼 방침이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파키스탄군 정보국(ISI)이 알카에다 비호 의혹을 입증할 단서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신병 인도를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