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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달성군 목단교회

이보규 2013. 2. 27. 07:57

경북 달성군 목단교회

2013-2-27

어제 저녁부터 대구 구암교회에서 집회를 인도 중이다. 오늘 오전 낮 성경공부를 마치고 달성군에 있는 목단교회(牧丹敎會)를 찾아갔다. 목단교회는 나의 첫 목회지이다. 이미 46년의 세월이 지난 때이다. 내 나이 불과 27살 때였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서 모교인 계명대학의 철학과 조교로 있던 나는 철학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깊은 회의에 빠져든 나는 대학을 떠나 방황의 계절을 보냈다.

서울로 올라와 서울역 뒤 만리동 고개 위에 있는 소의국민학교 담벼락에 자리를 잡고 아이스케키를 팔며 무언가 내 젊음을 통채로 던질 수 있는 확실한 것을 잡으려 하였다. 여름 더위가 지나자 아이스케키 장사를 멈추고 쥬리아 화장품 외판원을 하다, 제일생명 보험회사 세일즈맨을 거쳐 아이들 장난감 장사를 하는 등으로 방황을 하였다. 그러다 예수님을 제대로 만나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진정한 주인임을 깨닫게 된 순간 나의 젊은 날의 방황도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주인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일꾼이 되기로 작정하고 신학교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신학교에 가기 전 먼저 목회자가 없는 시골교회에 가서 봉사를 하다 가라는 권유를 받고 부임한 교회가 목단교회이다. 그 목단교회를 오늘 찾아갔다. 46년만의 방문이다. 46년 전 일 년간 목단교회를 섬길 때에 나는 온 몸으로 섬기겠다는 다짐을 하고는 마을 마을, 가정 가정을 다니며 열심히 일하였다. 교회와 교인들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의 머슴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일했다.

그랬기에 목단교회는 나에게는 마치 첫사랑과 같은 교회이다. 지금도 꿈속에 목단교회 시절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오늘 만난 목단교회 교인들과 마을 사람들이 나를 너무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집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은 농장으로 찾아가 만나기도 하였다. 46년 전 열심히 농장을 찾아다니며 일손을 돕곤 하던 때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46년만의 만남이 행복하고 흐뭇하였다. 46년 전 처녀 총각이던 교인들이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46년이란 세월의 무게를 온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이 이미 하늘나라로 갔기에 좀 더 일찍 찾을 것을 하는 후회스러움을 느꼈다.

목단교회 방문을 마치고 대구로 돌아오면서 나는 기도드렸다.

"나의 주인 되시는 예수님 46년 전 일을 시작하던 때에 입으로 머리로 일하는 일꾼이 아니라 가슴으로, 몸으로 섬기는 목자가 되겠습니다. 교인들만의 일꾼이 아니라 마을과 주민들의 머슴이 되겠습니다 라고 다짐하였던 그 초심(初心)을 되찾게 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