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규의 생각 나누기 (176) - 따뜻한 말 한마디
나는 중학교 때 수업료를 여러 달 내지 않아 학교에서
책가방을 들고 쫓겨나고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었다.
그 무렵 비교적 조금 부자로 사시던 Y삼촌이
집에 오셨다가 왜 학교를 가지 않느냐고 묻기에
수업료가 밀려서 못 간다고 했더니 그 어른의 첫마디 반응은 냉정했다.
“공부도 다 제가 타고난 팔자니라!”
내가 처음으로 어른에게서 받은 깊은 상처였다.
Y삼촌의 그 말 한마디에 나는 한없이 울었다.
나는 팔자가 중학교도 졸업할 수 없는 사람이란 말인가.
그 삼촌이 떠나간 뒤에도 울고 또 울었다.
그분은 그 후 내 머릿속 어른의 자리를 지워 버렸다.
며칠 후 큰아버지께서 집에 오셨다.
할머니가 생전에 살아 계서서 큰아버지께서는
할머니께 문안드리러 자주 오셨다.
당시 큰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전근을 자주 다녀서
차남인 우리 집에서 어머니가 할머니를 봉양하고 있었다.
큰아버지께서 낮에 집에 있는 나를 보더니
Y삼촌과 똑 같은 질문을 하여 나는 똑같은 대답을 했다.
반응은 전혀 달랐다. 몇 달분 수업료가 밀렸느냐고 하시더니
여기저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더니 제 손에 쥐어주셨다.
“이 돈으로 몇 달만이라도 더 다니거라.”
내 생애에 그보다 더 뜨거운 돈을 받아본 경험이 없다.
결국 내가 중학교를 졸업하게 된 동기였고
그 어른이 정년 퇴직 후 중풍 때문에 불편한 몸으로 시청에 오시면
오실적마다 꼭 식사를 대접하고 용돈을 드리곤 했다.
그때 그 말이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나고 그 큰아버지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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