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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화병(火病)

이보규 2014. 7. 26. 07:32

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

아침묵상 제목과 날짜
아이들의 화병(火病) 2014-7-26
‘DSM-4’란 책은 심리학에서는 바이블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책이다. 이 책에 사람들이 앓는 문화적인 정신병의 여러 종류가 나온다. 그 중에 한국인들만 걸리는 마음의 병 두 가지가 나온다. 하나는 신병(神病)이고 다른 하나는 화병(火病)이다. ‘신병’은 조상신이 내 안에 깃들어 있다고 믿는 병이고, 화병은 ‘일종’의 우울증에 속한다.

화병을 영어로는 Anger Syndrome이라 하는데 이 병에 걸리는 이유는 화, 즉 분노를 억누르고 참았을 때에 생기는 병이다. 원래는 40~50대 주부들에게 특히 많은 병이었으나, 요즘에는 초등학생들도 걸리는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 병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에, 혹은 자신이 세상에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감정이 채워지지 못할 때에 걸리는 병이다.

누구나 건강한 정신생활을 하려면 꼭 채워져야할 감정들이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인정하여 주고, 사랑하여 주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주기를 원하며, 어딘가에 소속되어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런 소속감이 채워지지 못할 때에 정신건강의 균형을 잃게 된다.

요즘은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화병에 걸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버지, 어머니, 선생님을 중심으로 하는 어른들의 조건부 사랑 탓이다.

"좋은 아들이 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 좋은 딸이 되려면 온순해야 한다. 사랑을 받으려면 이러 저러한 일을 해야 한다. 공부를 잘해야 명문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명문대학에 들어가야 성공할 수 있다."

어른들이 요구한 이런 조건에 뒤따르지 못하게 될 때에 아이들은 속으로부터 병들어 가게 된다. 부모나 학교에서 제시하는 조건에 따르지 못하면 가정에서나 교실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밀려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자기 속에 분노의 용광로가 불타오르고 있다. 문화적으로 한국인들은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직장에서 참기를 강요당하기에 우울증, 곧 화병에 걸리기 쉽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다.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여 주고, 관심 가져 주고 무언가 장점을 칭찬하여 주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게 하여 주면 좋아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