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이 남긴 교훈
청암 이보규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는데 H 교수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 지금 TV 보세요? 노무현 대통령이 죽었습니다. “ ”네? “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세상에 놀랄 일이 가끔 생기지만 이렇게 충격적인 사건이 흔하지 않다.
만감이 교차한다. 누구나 죽을 수밖에 없고 그 길을 피할 길도 없지만 죽을 때가 되지 않고 자살이라는데 더욱 놀랐다.
불과 일 년 전에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으로 청와대에서 국가의 안보와 국가경영의 큰 과업을 수행하던 인물이었다.
사람됨이 말을 조심하지 못하고 마구 생각나는 대로 말해서 대통령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한 점이 있었다.
소위 코드인사를 이야기하고 좌경진보의 정치 행보로 재임 중에도 한 번의 탄핵소추를 받는 등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요사이 개그 용어처럼 “아마추어 같은 행동”으로 일부의 열렬한 지지층을 등에 업고 있음에도
대통령의 위상이 별로 믿음직해 보이거나 신중해 보이지 못했었다.
그럼에도, 서민층과 진보성향에 부합했고 소탈하고 솔직한 이미지와 청렴의 덕목에는
역대 대통령과 비교하면 이미지 관리에는 상당히 성공했었다.
대톨령으로서 권위주의를 떨쳐내고 서민들을 위한 과감한 정책등으로 일부계층에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지층과 안티그릅은 극명하게 나뉘어 대통령에 대한 평가의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외교와 국정운영에는 말 실수 등으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지루하게 5년의 임기를 마치고
봉하마을 고향으로 화려(?)하게 귀향해서 밀짚모자와 자전거 타는 모습은 좋았지만 늘 언론에 노출되는 언행이
전직 대통령의 모습으로 부적절하다는 일부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었다.
495억으로 상징되는 고향 가꾸기 사업에 단위 마을에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게 큰돈을 투입했다.
지난 1년 동안 국민을 위해 자원봉사하고 남을 돕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체 청빈의 이미지는 점차 퇴색을 부채질했다.
비서관이 돈 받은 일을 실토하고 소위 못난(?) 형님도 돈 때문에 구속되고 박연차 사건이 크게 불거지면서
일부 중량급 P 변호사는 심지어 스스로 형무소로 가라고 충고하는 글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검찰은 불법으로 판단하고 아내와 자식까지 조사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해가자 비난 여론은
그동안 얻어놓은 명예의 상처를 입었다. 억대의 선물 받은시계를 마을에서 버리고 주택계약서를 없애 버렸다는 등
해명이 차츰 상식의 축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아들이 송금해준 돈을 받아 사업을 벌이고 딸은 미국에 고급주택을 사고 부패의 모습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
그러나 비서관의 금품수수 행위를 몰랐고 권양숙 여사가 불법의 금품수수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은 재임 중에
전혀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는 말은 진실로 받아들여 믿어야 하지만 차츰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권양숙 여사의 재소환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이 시점에서 발생한 돌발 자살 사건이다.
이 전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은 그동안의 의혹과 관심과 진실여부 마저도 모두 덮어지는 전환점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국민에게 좋은 이미지를 메이킹 하여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었다.
진정 서민의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다면 마을에서 자전거 타고 가서 이웃농가에서 모내기도 하고 사저를 일부 공개하여
노인들의 경로당으로 사용케 하거나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공부방으로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고 하는 등을 못 한 것이 아쉬움이다.
받은 돈 가지고 이웃의 어려운 집 자녀에게 장학금으로 내 주었다고 한다면 조금은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도 있었는데
주변에 있는 참모들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참으로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스스로 포기하는 것을 동정은 하지만 절대 미화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살다 보면 힘들고 죽고 싶을 때가 있겠지만, 대통령을 하신 분이 했기에 안타까운 일이다.
어려운 환경과 역경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되었을 때 인간 승리의 표상으로 박수를 보냈었다.
너무 결단력이 지나쳤나, 용기가 삐뚤어졌나. 죽을 용기로 정면 돌파를 택할 수는 없었는가?
정치적인 파장이 없기를 바란다. 고인이 국가와 역사 위에 남긴 발자취가 바르게 평가되기를 바란다.
고인이 유서에 남긴 말처럼 슬퍼하지 않을 수도 없고 미안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렇다면, 무책임한 일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추종하던이와 가족에게 넘가고 혼자 훌쩍 떠나면 그만이란 말인가?
오죽 괴로웠으면 죽기를 결심했을까. 유서의 내용이 짧은 단문이지만 모든내용을 함축한 글 이었다.
어찌보면 그분의 성격처럼 분명한 의사를 담아 놓은 글이다.고인의 명복을 빈다. 누구도 죽은 자에게 돌팔매질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정서는 고인이 되면 너그러워 지는것이 상례이다. 잘못은 덮어주고 좋은점은 부각시기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죽음을 택한 진실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큰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시는 제3의 자살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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