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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명강사 이보규 제주 매일 칼럼 “제자리 놓기 운동을 다시 시작하자”

이보규 2014. 10. 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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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규 칼

“제자리 놓기 운동을 다시 시작하자”
2014년 10월 09일 (목) 제주매일
  
 
▲ 이보규 21세기 사회발전연구소장
 

오래전 일이다. 서울의 강남구청에서 길거리에 현수막을 내걸고 ‘제자리 놓기 운동’ 캠페인을 전개했었다.

취지는 가로 환경정비의 일환으로 노점상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자는 취지의 시민운동으로 크게 호응을 받았지만 하루아침에 중단하고 말았다.

당시에 어느 유명한 K교수가 방송에서 제자리 찾기 운동은 잘하는 것이다. 군인들은 휴전선을 지켜야지 왜 광화문에 나와 있느냐는 발언이 결국은 이 운동은 빛을 보지 못했던 원인중의 하나라고 했다. 당시에 그냥 웃어넘기기는 좀 뒷맛이 남는 씁쓸한 추억이다.

며칠 전 여의도 야간 불꽃놀이 후 쓰레기는 제자리에 놓지 못하고 길거리 아무 곳에나 버려졌다. 지구촌의 귀감이 됐던 2002년 월드컵 응원전이 떠오른다. 광화문 광장을 빼곡히 메웠던 응원단들이 경기가 끝난 뒤 빠져나가면서 쓰레기를 자진 수거해간 것이다.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쓰레기가 있어야할 제자리로 시민들이 가져간 것이다. 세태가 달라져서 그런지 이러한 모습이 사라져 아쉬울 따름이다.

자동차 주차는 주차장이 제자리이다. 하지만 나하나 쯤이야 하는 얄팍한 생각으로 불법 주정차가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물론 주차장의 절대적 부족이 주요 원인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유료 주차장 요금 몇 푼 때문에, 아니면 몇 걸음을 더 걸어야 하는 불편을 이유로 비양심 주차가 이뤄지고 있음 또한 사실이다.

야생동물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고 돌고래는 바다로 가야 제자리이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당연히’ 교도소로 가야 제자리다. 죄값을 받아야 공정한 사회인 것이다.

공부하는 학생은 학교와 도서관이 제자리이고 운동선수는 시합이 없을 때는 연습장이 제자리이고 국회의원은 국회의사당이 제자리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떠도는 일이 수 없이 많다. 문제는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하는 사회적 유도 장치가 있어야 한다.

가슴 아픈 세월호 사건으로 한국사회는 후폭풍으로 온통 국가시스템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이다. 대다수 선량한 국민이 허탈감을 지울 수가 없다. 대의 정치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 원칙이 무시되고 국회는 5개월여를 식물국회로 전락해 입법 활동을 중단한 채 공전을 거듭했다. 겨우 국정감사를 앞두고 서둘러 봉합하는 모습이 국회의원의 의무 보다는 권리를 우선하고 산적한 국정과제를 해결하려는 모습보다 당리당략으로 비쳐서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근간으로 삼권분립의 좋은 제도의 이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먼저 입법부인 국회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황당할 정도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는 것이 정치의 정도가 아니다. 대한민국호가 바다에 떠서 항해하는데 국회는 조타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경제문제 남북문제 복지문제 등 풍랑의 파도는 밀려오는데 낮잠을 자고 있는 형상이다. 국회의원으로서 국정감사에 겨우 참여하는 모습이 참 아쉽다.

정부는 국가의 경제 성장과 국민의 생활안정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과감히 규제를 철폐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해 주어야 한다.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이 신바람 나도록 행정을 제대로 펼쳐야 한다. 정부가 강력한 엔진을 가동하여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함께 힘을 모으도록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면 경쟁의 파도에 밀려 전진을 하지 못하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다음으로 사법부의 역할이다. 헌법 정신의 구현과 바람직한 사림들의 가치관을 바르게 세워 가야 한다. 법치주의의 실현이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 정서의 큰 틀의 범위에 존재하는 사법부가 되어야 한다. 일부 검찰이나 법원의 직무집행이 때로는 비난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제 우리는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는 제자리 놓기 운동을 펼쳐야 한다. 때로는 국민의 무관심과 침묵이 사회의 제반문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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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보규와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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