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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설 일이 아니었나?

이보규 2016. 8. 1. 17:57

내가 나설 일이 아니었나?

 

잠실역에 가서 지하철을 환승하려고 동네에서 버스를 탔다.

노약자 보호석에 젊은 쩍벌남이 보기 흉하게 버티어 앉아 있었다.

나이 든 이들은 서서 있은데 그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

 

그 청년에게 다가가서 아주 낮은 목소리로

몸이 불편하신가요?” 조용히 점잖게 물었다.

왜요?” 질문에는 대답이 없고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아니 그냥 보기가 거북해서요.”

 

그리고 나는 그 자리를 피해 서서 잠실역에서 내렸는데

그 친구도 버스에서 내려 뒤 따라 오는 것이 아닌가. 단둘이 되었다.

 

아저씨 C8 무엇이 보기가 거북해요? 왜 내 인생에 끼어들어?”

금방 주먹으로 행패를 부릴 것 같았다.

겁이 덜컥 났다. 그러나 맹수의 공격을 막아내려면

눈을 깔면 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나는 물러 설 수 가 없었다.

 

장애인 노약자 석에 앉아 있고 노인들은 서있어서 물어 봤어.

혹시 장애자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저친구는 장애인이구나 하고

그만 두었는데 무엇이 잘못됐지?“

나는 단호하게 말하고 내 눈에도 열기를 더해

칠테면 쳐 보라는 태세를 보였다.

 

아이 C8 재수 없어! 날씨 더운데 짜증나게…….아이 C8…….”

젊은이! 인생을 그렇게 쉽게 살려고 하지 마라.”

아저씨! 아저씨 인생이나 잘 사세요. 남 걱정 하지 말고.”

아무 탈 없이 끝났지만 큰일 날 뻔 했다. 다시는 잘 못된 세상이

내 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다짐 했다.

 

잘 못된 일이 이것 하나라면 내가 앞으로 고치겠지만

도처에서 바르지 목한 사람들이 내 눈에는 모두 비쳐지지만

나서지 말고 조용히 살것을 다짐해 본다.

 

아내가 이 사실을 알면 나는 또 혼날 것을 나는 잘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