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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규의 생각나누기(280)―아침 9시와 10시사이 마을풍경

이보규 2016. 11. 9. 11:16

이보규의 생각나누기(280)―아침 9시와 10시사이 마을풍경

 

아내가 병원 진료를 위해 9시에 예약을 했다기에

서둘러 병원까지 태워 내려 주고 집을 오는 길이다.

오늘따라 힘들어하는 아내의 모습이 안쓰럽다.

진료 마치면 바로 전화하라고 해도 대답이 없다.

 

더구나 날씨가 영하라고 하니 서글픈 아침이다.

나선 김에 물에 빠진 스마트 폰 애프터서비스를 받으려고

전화기 매장에 갔더니 아직 문도 열지 않았다.

게으른 매장 아줌마가 아직도 잠을 자나보다.

어쩔 수 없이 뒤돌아섰다.

 

집에 와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공짜커피 생각이 나서

동네 단골 안경점으로 갔다. 매장 안이 불빛이 없다

입구 바닥에 조간신문이 바닥에 깔려 있는 걸 보니 헛걸음이다.

 

아예 돈 주고 커피 한잔 사 먹으려고 지갑을 만지며

옆에 있는 커피 전문점으로 갔다.

여기도 역시 아직 매장 안에 불빛이 없다.

 

평생 9시부터 일을 시작하는 생활에 익숙한 터라

나는 무척 낯선 동네 아침풍경이다.

이들은 모두 저녁 늦게 까지 일하니까 출근이 늦는 구나.

 

집으로 와서 혼자 쓸쓸히 커피 타서 마시고 있다.

내일 해야 하는 강의 안을 다듬어야 한다. 웃음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혼자생활에 익숙한 나를 만들어가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