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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기행 (Ⅱ) ( 80.5.31)

이보규 2007. 8. 23. 17:15
 

제주도 기행 Ⅱ  

 

                                               ( 80.5.31)

 

제주공항에 내려서 소형버스로 숙소로 향하여 오후 2시 30분에 도착했다.

날씨는 따뜻하여 봄바람이 나를 숙소에 그냥 버려두지 않았다.


나는 숙소에 도착하기가 바쁘게 박종심(朴鍾心)과장, 새마을봉사회 이학선(李鶴仙)회장을 모시고

시내 주변 관광 드라이브에 나섰다.


도로변 가로수가 육지에서는 겨우 온실에서나 볼 수 있는 종려나무로 심겨져 단장되었고

이름모를 제주도 특유의 식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검은 잿빛의 크고 작은 돌무더기와 담장들. 넓은 들판에 노랗게 피어 있는 유채 꽃밭들.

눈에 보이는 새롭고 이국적인 아름다운 풍경과 쾌적한 공기에 빨려들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우리 조상의 생활터전이던 광활한 만주 벌판을 잃고 한반도에 국한되어

살아야 했던 역사를 배우며 우리는 얼마나 통탄해 왔던가.

 

그러나 이곳 섬나라, 옛 탐라국의 제주도 땅!

우리나라의 바다를 더욱 넓게 하였을 뿐 아니라

한라산이 한복판에 우뚝 솟아 있고 기온이 따뜻하여 영양가 높은 감귤이 생산되고

문화풍토가  육지와 조금 달라서 모두가 보물처럼 소중한 관광자원이 되어 돌 하나, 나무 한그루도

독특한 미의 조화물이기도 하다.

 

더구나 잘 다듬어진 도로, 그리고 주변 환경, 친절한 사람들이 더욱 마음을 기쁘게 했다.

이와 같은 훌륭한 유산을 어떻게 아름답게 가꾸고 건강하게 손질하여 온 국민이

고루 누릴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바로 자연보호 세미나를 갖는 의의라고 생각되었다.



이튿날 아침 숙소를 떠나 『전국자연보호 세미나』를 알리는 대형 아치를 지나 새로 옮겨 지은

웅장한 제주도청회의실에 참석, 대상자 60여명이 지정된 좌석에 앉아 세미나가 시작된 것은 9시 30분.

 

박상렬(朴商烈)제주도 지사의 환영인사에 이어 내무부장관의 격려사가 있었고, 세미나를 주관한

자연보호중앙협의회장 이숭영(李崇寧) 박사의 기조연설이 시작되었다.

 

李회장은 자연보호운동의 역사적 배경을 이조(李朝)시대와 일제시대․해방 후로 구분, 식수운동을

비롯한 자연보호운동이 고 박(朴)대통령각하의 제창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까지의

과정을 소상히 설명했다.

 

특히 이(李)박사는 문제점으로 우리 국민의 전통적인 윤리교육이 가족관계의 윤리교육에만 치중한 나머지

집 밖에서의 행동규범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해온 사실을 지적했다.

 

「나무를 자르지 마라.」「길에서 침을 뱉지 마라.」는 등의 교육이 미흡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자연보호운동의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를 생활과학으로 인식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첫 번째 주제는 한국자연보존협회 이덕봉(李德鳳)회장의 「자연학습원의 필요성」을 통하여

학생들을 비롯한 국민의 실지(實地)자연보호 교육장으로 식물원ㆍ박물관등을 가꾸어 이를

활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대부분의 참석자가 여기에 공감했고 연차적으로

시ㆍ도ㆍ군에 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공명했다.

 

두 번째는 서울대학교 정영호(鄭英昊)박사의 「관광개발과 자연보호」라는 주제발표가 있었다.

 

주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자연개발과 자연보호라는 상호상충적인 관계에서의 조화를

이루는 문제가 다루어졌다.

 

발표가 끝나고 토론에 들어가자 이화(梨花)여대 이영로(李永魯)박사는 제주도의 가로수나

조경용으로 심는 식물의 일부가 제주도 본래의 자생식물이 아니라 일본(日本)산 식물이므로

이는 당구에서 시정되어야 한다고 비판을 가했다.

 

또 경희대학교 원병오(元炳旿)박사는 야생동물보호에 있어 제주도에서 수렵용으로

인공 야생시키는 꿩이 잡종이 들어와 본래의 제주산 야생 꿩이 멸종될지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토론이 시작되자 세미나장의 열띤 공방이 온 방안에 가득하도록 열기를 더해 갔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