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 핫이슈/_ 금주의 News

광우병괴담이어 "AI음모론"까지....흉흉한 인터넷

이보규 2008. 5. 9. 06:53

광우병괴담 이어 ‘AI음모론’까지…흉흉한 인터넷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 이후 인터넷 공간의 광우병 논란이 급속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사태마저 음모론에 휘말리는 등 온라인 공간이 극도의 혼돈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AI 서울지역 확산이 광우병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고의적으로 부풀린 사태라는 근거없는 음모론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번 음모론은 지난 6일 정오께 서울에서 AI가 발견됐다는 첫 보도가 나가기 수시간 전인 오전 9시께 모 포털 뉴스 댓글에 한 이용자가 정오께 보도가 나갈 것이라고 예고하면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AI 발생지역 구청 근무자라고 스스로 밝힌 이용자는 정부가 단순 의심사례를 부풀려 광우병 논란의 국면 전환용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이어 실제로 정오가 지나 관련 뉴스가 대대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하자 누리꾼들은 해당 댓글 화면을 캡처해 인터넷 곳곳으로 퍼나르며 음모론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며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

특히 광진구청에는 문의전화가 빗발치는가하면 댓글을 통해 사실 관계를 논박하는 설전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사태가 확산되자 처음으로 댓글을 단 이용자는 다시 글을 올려 "우연히 일찍 알게 된 사실을 재미있게 음모론으로 각색해서 웃자고 올렸다"고 조작을 인정, 사과했으나 이미 퍼져 나간 글들은 여전히 인터넷 곳곳에 남아있는 형편이다.

또한 살처분 현장에 투입됐던 군인들이 AI 의심증세를 보였다는 보도가 나간 뒤로 AI 증상에 대한 인터넷 검색이 잇따르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 지역까지 AI가 확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같은 궁금증과 불안을 호소하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 형국이다.

한편으로 일부 누리꾼들은 정부가 AI에 대해 제공하고 있는 각종 정보 또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AI는 가열하면 괜찮다면서 왜 살처분하고, 광우병 위험소는 왜 굳이 수입하냐" 등 댓글이 관련 뉴스마다 줄줄이 달리는 등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실정이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인터넷을 통한 유언비어와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도 일일이 모니터링을 통해 삭제하고 처벌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뿐더러, 사실관계가 애매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나마 유권해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포털 역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음은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댓글 관리 원칙을 다시 한번 알리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제재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음은 "서울지역 AI 발생은 사실이 아니다"는 등 허위사실을 미국산 쇠고기 이슈와 관련해 유포할 경우 이용자 계정을 정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와 포털 모두 무리하게 인터넷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경우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이 같은 경계 태세가 확대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모니터링 활동은 일상적 수준에서 철저히 하고 있는 것이며, 별도의 가이드라인 또한 만들거나 통보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꼬리를 물며 재생산되는 괴담과 음모론을 법제도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며 "결국 정부의 성실한 해명과 적극적인 정보 공개, 대책 마련이 이 같은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