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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게 살다가 죽자!

이보규 2009. 5. 6. 23:25

 

                             멋있게 살다가 죽자!                                       

                                                                                            청암 이보규

 

 

 

얼마 전의 일이다. 김수환 전 추기경의 별세했다는 뉴스가 TV 자막에 속보가 나오기 시작했다.

온통 사회는 큰 정신적인 지도자를 잃어버린 슬픔에 싸였다. 넉넉한 미소로 보이던 생전의 모습에 슬픔을 더했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조문 행렬이 명동성당을 향해 길게 늘어섰고 애도의 메시지가 가슴으로 전해 왔다.

영하 날씨지만 밤새워 몇 시간을 기다려 문상하는데 그 행렬에는 순수함 그 자체였다.

오직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평소의 삶을 존경하고 추모의 마음이 스스로  이루어지는 점에서 모두 놀랐다.

 

예부터 대감이 죽으면 문상객이 없고 대감 집에 말이 죽으면 조문객이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속담이

전혀 통하지 않았고 조문객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태어날 때는 혼자 울고 있고 주위 사람들 모두 웃지만 죽을 때는 혼자 웃고 주변 사람들 모두 울게 하는 삶을 살아라.”라는

 말이 고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분은 사는 동안 정의를 위해 싸우고 욕심도 없었고 가진 것도 없이 살다가 가셨다.

세상에는 오직 생전에 기증한  두 눈과 “사랑하라.”라는 말과 “고맙습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떠나셨다.

그런데 우리의 가슴에 큰 감동을 두고 가셨고 벌써 그리워지는 것이다. 한평생을 남을 위해 살다가 가신 위대한 분이다.

 

이 세상에 죽고 난 후에 성직자 김수환 추기경처럼 생전의 삶이 다시 빛나고 모든 이에게 존경을 받는 삶을 살 수 없을까?

과연 그런 분이 우리 역사에 몇 분이나 될까. 수없이 많은 사람이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이 세상을 떠난다.

 

나는 기독교인이기에 영생을 믿고 천국을 소망하고 있지만,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영역일 뿐

누구나 자신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일이 결코 아니다.

 

다만, 우리 주변에서 죽음 뒤에 그 사람의 생전에 삶에 대하여 따르는 말이 각양각색이다.

주변에 한 분이 겨우 65세를 조금 넘기고 암으로 1년여 동안 투병하며 고생하다가 돌아가셨다.

 

옛날 같으면 그 나이를 두고 장수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요즈음은 너무 일찍 죽은 셈이다.

그는 정말 억울하고 아쉬운 삶으로 마감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보다는

겨우 그렇게 빨리 갈 것도 모르고 돈을 들고 벌벌 떠는 구두쇠로 살다가 죽느냐고 비아냥이다.

 

돈이 무척 많은 부자로 살면서 이웃에 조금도 베풀 줄 모르고 살았다고 죽은 사람에 대하여 

비난의 목소리가 들린다. 왜 그렇게 모자라는 삶을 살다가 갔을까? 좀 더 멋있게 살다가 죽을 수 없었는가?

 

왜 그렇게 구두쇠처럼 살았는지 이미 죽은 사람에게 물어볼 수야 없는 일이지만

이제부터 라도 살아 있는 우리는 이 세상 떠나고 나서 살아 있는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을

한번 즘 생각하며 살아갈 일이다. 이웃에게 고 베풀어야 하는 것을 돈만 두고 하는 말이 결코 아니다.

 

소유하는 재산도, 소장품도, 지식도, 기술도 너그럽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가야 한다.

그것을 가족에게 또는 자녀에게만 주고 가겠다고 몸부림하다가 갑자기 돌아가니까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제 사회 시스템으로 진정 행복한 삶이 무엇이지 알리고 더불어 사는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말해 주어야 한다.

 

대개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흉허물을 덮어 주는 것이 우리의 인심이다.

그런데 이번에 돌아가신 분은 이구동성으로 비난의 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삶이 단순하고 쉬운 것만은 아니다.

 

나 자신부터 알량한 쥐꼬리만 한 지식을 가지고 나 혼자 알고 떠들고 즐기다가 가면 무슨 보람이 있겠는가.

강의와 모임을 통해 기회가 되면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학생들과 모두에게 남김없이 토해내고 가야 한다.

친구나 후배들 만나면 저녁값 먼저 내고 신세 지고 고마운 분 불러내어 차라도 대접해야 하겠다.

 

우스갯소리 중에 덕을 쌓으려면 마음과 지갑을 열라는 말이 있다.

젊어서는 누구나 악착같이 돈을 벌고 지식을 머릿속에 담으려고 온 힘을 다 쏟아 경쟁하며 살아왔다,

그렇지만 남보다 지식과 지위와 돈을 좀 더 가졌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더 큰 삶의 가치를 창조하려면

먼저 그것을 이웃과 지역사회에 나누고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나아가 국가와 인류발전에 이바지하는 삶을 살아갈 때 모든 이가 존경하는 것이다. 

 

어차피 누구나 살다가 가는 인생 구두쇠로 인색하게 누구에게도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삶보다는

균형감각을 지니고 이웃에게 모든 것을 나누어주고 베풀면서 살도록 미리미리 권장해야 하겠다.

그래야, 한평생 사는 인생을 멋있게 장식하고 죽은 후에 모든 이가 죽음을 슲어하고 좋은 평가를 해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