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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규의 생각 나누기 (272) - 처음 느끼는 쓸쓸한 추석이다.

이보규 2016. 9. 15. 10:37

 

이보규의 생각 나누기 (272) - 처음 느끼는 쓸쓸한 추석이다.

 

추석날 아침인데 아내와 단 둘이 식탁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6형제와 4촌까지 모여
온가족이 모여 북적대던 일은 이제 추억이다.
많은 음식을 장만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그중의 하나이다.

 

그래도 해마다 두 아들 내외가 와서 예배드리고 음식 나누고
손자 재롱을 보다 보면 명절 기분이 있었으나 올해는 아니다.
큰 아들은 외국 멕시코에서 근무해서 올 수도 없고
그 곳은 추석연휴도 없다는 카톡이 전부이다.

 

둘째는 며칠 뒤 아내 생신 때 오겠다고 미리 전화가 와서
그렇게 하라고 쿨하게 풀어 줬다. 기쁜 순간을 며칠 뒤로 미뤘다.
올해는 추석 연휴도 회사에서 근무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니 손자 동규도 추석이지만 볼 수가 없다.

 

아내가 무릎을 다쳐 거동을 못한지 벌써 닷새째이다.
옆에서 시중들며 밥상 차리고 설거지가 내 당번이다.
추석 때 스크린 골프나 하자더니 혼자 침대에 누워 있다.
아내가 움직이지 못하니 극장도 갈 수가 없다.

 

사촌 형님은 결국 요양병원으로 옮겼다는 소식이다.
갈 곳은 많아도 마음 뿐 갈 수 도 없는 쓸쓸한 추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