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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규의 시 : 고향

이보규 2018. 3. 4. 10:51



시 : 고향

                                 이보규

 

어둠이 덮인 여름 날 밤

큰 바위에 누워 바라보던 은하수

별똥별은 심장에 새겨진 훈장이다.

 

참외 원두막에 앉아

지나가는 바람과

한줄기의 소낙비는

찌꺼기를 쓸어 가는 청소부다.

 

마당에 멍석 깔고 둘러앉아

나누어 먹던 옥수수는

생명을 위한 포만감

행복을 불러오는 요술이다.

 

어머니의 무릎 베고 누워

귀청을 파주던

어머니의 간지러운 손길은

가슴에 새겨진 깊은 사랑이다.

 

담 모퉁이를 돌아오며 들려오던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는

인생을 담금질 하는 채찍이다.

 

가서 머무르고 싶은 고향

까치발 하고 생명의 산실을 돌아보니

이제 온통 잔잔한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