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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퇴치 운동과 야학 선생님 사건

이보규 2004. 2. 29. 23:25

 

                            문맹 퇴치 운동과 야학 선생님사건

 

농촌에 살면서 상록수의 주인공이 나의 꿈이었다.

 

농촌마을에서 그 당시 시급한 것은 농사 개량사업 이었지만

문맹자를 없애는 일과 초등학교[당시국민학교]를 졸업한 후

상급학교를 진학 하지 못해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영어와 수학등 중등과정교육과

새로운 희망을 가르치는 일도 시급한 일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일중의 하나가  마을에서 제일 큰 방을 빌려

우선  문맹 퇴치반을 만들어 저녁에 야학을 시작했다.
당시 마을에는 초등학교 마저 보내지 않은 아이들이 많아서 국졸미만의 문맹자가 참 많았다.

학생 중에는 열네다섯살에서 부터

 심지어는 시집갈때가 지난 큰 처녀들도 상당이 많아서 학생수가 30여명이 넘어 섰다.

 

처음에 시작할때는 다큰 처녀들까지 저녁에 불러 모은다고

 호통치는 어른들은 집적 찾아가서 설득 하고 제가 책임지겠다고 약속을 한후 시작하였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야학이 진행되었고 제 강의는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문맹반 야간학교가 이제 자리를 잡아 가고 있을때

초등학교는 졸업하였지만 가정형편으로 상급학교를 진학하지 못한 

 많은 청소년들의 요청으로 다음은 중등반을 모집하여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또 다른곳에서 강의를 하기 시작하니 너무 바쁘고 사실상 혼자서 양쪽을 다할 수 없어

 맹반은 당시 마을지도자께 부탁을 해서 아랫마을은 문맹반을 Y선생님이 가르치고

 

윗마을에서는 중등반은 내가 맡아서 강의를 했는데

온 동네가 야학의 열기로 가득차  저 자신이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보람이 있는 시간으로  이어져 갔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여기서 큰 사건이 벌어 지고 말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문맹반의 처녀학생과 유부남의 선생님과 눈이 맞았다고

학생들간에 소문이 퍼지기 시작 했는데

그날 따라 그 선생님의 부인이 하필 친정에 가고 그 문제의 여학생이 야학이 끝나고

선생님을 남 몰래 따라 그 집으로 들어가는것을

일부 학생이 눈치채어 이를 미행해서 지켜보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 문을 강제로 열어 재쳐 현장에서 들통난 간통 사건으로

 

그 이�날 삽시간에 온동네에 소문이 퍼져 버렸다.

2백여호 되는 농촌 마을에 이 보다 더 큰 사건은 이전에는 없었다.
현장에서 벌어진 간통사건이 제삼자들에 의해서 들통이 났으니 ...  

 모이는 곳 만나는 사람마다 그 이야기...

그 책임과 비난은  행위자를 포함하여 모두 나를 향해 쏠리고 있음을 실감 했다.

조용한 마을에 다 큰 처녀들을 저녁 밤중에 모두 불러내어

아래 윗동네에서 야학인가 무엇을 한다고 설쳐 야단법석을 치더니

결국 일이 벌어진 것 이라는 책임론이 나왔다.

 야학이 아니었다면 그들이 만날 일이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목적이 뚜렸하고 동기가 아무리 순수 해도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으니까

비난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고개를 들고 변명도 하지 못하고 그 간 몇년 동안  땀을 쏟아 정성을 드린
농촌 계몽운동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 처럼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내편에서서 항상 용기를 북돋아 주던 일부 마을 어른들도 위로의 말 보다는

오히려 그동안 밤과낮이 없이 흘린 땀을 비웃는듯 했다
나는 일을 저지른 그들을 원망하거나

 

그 일을 파헤쳐 온동내 소문을 퍼트린 일부 청년들도 원망 하지 않았다.

나는 그 때 너무  큰 시련을 한꺼번에 당하고  그 일로 농촌운동에 크게 실망을 했기 때문에  

 내 생애에 있어  농촌운동을 한다는 그 지체에 한계를 느끼고 다음 일을 심각하게 생각 했다.

이 일로 인하여 누가 책임을 지고 누가 마을을 떠나고

 누가 무슨 말을 하느냐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 하지 않다고 생각 했고

다만 나는 오랜 침묵과 더불어 내 인생에 대하여 다시한번 깊은 생각을 하기 시작 했다. 

                                                                                            (2001. 10.7. 농촌운동에서 만난 첫번째 시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