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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일본시찰기-⑦-한국산 포니가 고속도로 질주 (81.02.28)

이보규 2007. 9. 6. 11:44
 

대만 일본을 다녀와서 (視察記)-⑦ (81.02.28)

 

         한국산포니가 고속도로 질주 

 

                               서울특별시 새마을지도계장 이보규



대북에서 일정에 따라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지역사회 개발운동과 관련이 있는

행정원 산하 기관 방문을 모두 마치고 실제 현지 농촌을 돌아보기 위해

숙소에 들러 짐을 챙겨 소형버스 에 올랐다.


우선, 대중시로 가기위해 대북 시가지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도로변 이색적인 농촌 풍경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파고든다.


갈대가 뒤덮인 도로변의 야산, 떡갈나무숲, 바나나나무와 종려 나무숲 등

이름모를 열대식물들이 병풍처럼 쳐져있고 바나나나무 옆을 지날 무렵

문득 집에 있는 아이들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아이들은 평소 바나나 소리만 들어도 펄펄 뛰며 좋아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선진경제대국이 되어 학생들에게도

수학여행을 외국으로 보낼 수 있게 된다면 한번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희망찬 내일의 창조는 우리 온 국민의 마음과 행동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이를 위해선 우리 모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열심히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여

국가 발전을 먼저 이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일행이 타고 가는 관광회사 소속의 소형버스 운전기사는 50세쯤 되어 보였고

운전 솜씨가 능숙하여 고속도로를 안전하게 달렸다.


성급하게 앞서가는 차를 쫓아 스스로 앞지르지도 않았지만

또한 우리가 탄 차를 뒤에서 쫓아와 앞질러 가는 자동차도 구경할 수가 없었다.

모든 차량이 차선을 지키며 차선을 따라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이 역력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은 산 자동차도 있지만 외국산도 많은 듯 했다.

앞서가는 자동차 중에는 한국산 포니 승용차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자동차가 다른 나라 자동차와 나란히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우리 일행은 환성을 질렀다.


우리는 서로 한국산 승용차를 똑바로 보기 위해 고개를 뽑아 일어서서

형용하기 힘든 흐뭇한 순간을 맛 볼 수 있었다.


우리가 탄 자동차가 경쾌하게 고속도로를 얼마쯤 달리는데 고속도로 순찰차가 나타나

우리차를 멈추게 하고는 검문을 시작했다.


나이가 많이 든 순찰경찰관은 차안으로 올라와 양해를 구하는 듯 하더니

운전기사로부터 여러 가지 서류를 제시받고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지껄였다.


서로 미소를 띤 채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고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후에 통역을 통하여 듣고 보니 관광회사에서 버스 전세 계약서를

사용하는 서식이 약 1개월 전 변경되었는데 전 서식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위반되어 확인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번 위반사항이 경찰관에게 재발되면

최소한 9백엔티달러(한화 약 1만8천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운전기사의 과실은 아니라 하더라도 단속 경찰관과 운전기사가

시종일관 미소를 띠고 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바람직한 일로 지워지지 않는다.


이 같은 사실은 순간에 스치는 단면일지라도 생활에 여유를 터득한데서 오는

자연스런 행동이 아닐까?


얼마 후 고속도로를 벗어나 일반 도로를 얼마간 달린 뒤 중정에 도착하니 오후 5시.

대북을 떠난 지 4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시는 이름 그대로 의 한가운데 위치한 5대 도시의 하나로 약 60만 명이 모여 사는

인구면에서는 세 번째로 큰 도시로서 농업의 중심지요, 교통의 요지라고 했다.


우리가 숙소를 정하고 보니 바로 앞에 中山공원이 있어 저녁식사를 마치고

어둠이 덮인 공원 산책에 나설 수 있었다.


규모가 큰 사립 공원으로서 커다란 호수가 한 가운데 있어 보트를 띄어놓고

시민들이 한가로이 뱃놀이를 즐기고 있는가 하면 호수 가에는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기기도 했다.


큰 나무가 자라서 우거진 주변의 산책로는 잘 정비되어 깨끗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의 자연보호운동과 비교해 보려고 공원시설물과 청소상황 등을

주의 깊게 살폈다.


이곳에서도 휴지통을 자연경관과 조화를 위해 각종 동물모양의 휴지통을 만들어

설치하고 여기저기 견고한 벤치를 나무 밑에 만들어 놓아

공원을 찾아온 사람들이 정답게 앉아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다.


한편, 호수 가운데에는 작은 섬이 있어 돌로 구름다리를 만들어 놓는 등

정성을 드린 흔적이 역력했으며, 도심공원의 기능을 다해내고 있는 듯 했다.


공원 내 여기저기 플랜카드가 나붙어 무슨 내용인즉 헌혈(獻血)을 호소하는

적집자사의 구호였다.


공원을 한바퀴 돌아본 뒤 가까운 백화점을 찾았다.


고층빌딩에 냉방시설과 에스컬레이터 시설까지 갖춘 현대식 백화점을 둘러보고

그곳에서 멀지 않은 야간 노천시장도 돌아보았다.


도로변에 빨래처럼 걸어놓거나 흩어놓고 파는 기성복장사, 대형 스피커를 세워 놓고

지나가는 사람의 귀가 따갑도록 외치며 뱀을 목에 감고 열심히 선전하고 있는 뱀장수,

그리고 또 약장수.

큰길에 이르도록 줄어서 늘어선 노천식품점에서는

고구마튀김ㆍ나무열매ㆍ닭고기ㆍ생선 요리 등을 차려놓고 지나가는 행인을 부르고 있었다.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이것이 대만의 풍물이라고만 보아 넘기기엔 여운이 남는 듯 했다.


그날 돌아본 현대식 백화점과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노천시장이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마당에 어디를 대만의 상거래의 현주소로 보아야 좋을지.


나는 이곳저곳 여러 가지 상품을 둘러보며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상품이

훨씬 세련미가 있고 훌륭한 것처럼 느껴졌다.


한동안 뒤따라 다니던 지도자 한분이 물건을 사지도 음식을 먹지도 않으면서

무엇 하러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냐고 묻는다.


그제야 생각하니 지도자가 질문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 손에는 고작 아들 두놈에게 줄 우표첩 두장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짧은 시간 보다 많은 것을 보아야겠다는 일념을 뛰어 다녔다.


외국에 와서 편하게 잠만 잘려면 굳이 비행기값ㆍ숙박료 등을 들여야 하는가

스스로 반문하면서.....

                         [ 다음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