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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일본시찰기-⑩-동경은 풀한포기보기힘든 시멘트숲 (81.03.21)

이보규 2007. 9. 6. 14:27

대만 일본을 다녀와서 (視察記)-⑩ (81.03.21)

 

 

        동경은 풀한포기보기힘든 시멘트숲

 

                             서울시 새마을지도계장 이보규



일본(日本), 그리고 일본(日本)인. 이들인 대대로 우리민족을 괴롭혀온-

아니 우리의 가슴에 한을 심어놓은 장본인들과 그 후예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땅이었다.


멀리 임진왜란은 고사하고 한일합방의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치욕의 역사를 기록하고도

또 2차대전을 일으켜 패망을 맛본 일본(日本)인들의...


이제는 모든 것이 과거에 역사상의 사건에 불과하다 해도

나에게는 열 번 백번 잊을 수 없는 일본(日本)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는 지나간 역사의 아픈 상처를 만져보며 다시 이 같은 일이

영원히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자녀들에게도 똑바로 일본(日本)에게 당한 치욕을

거듭거듭 들려주어 잊지 않도록 일깨워 주어야 할 것이다.


국제적인 운동 경기 때면 다른나라에서는 힘이 모자라 지더라도

일본(日本)만은 꼭 이겨주기를 비는 마음도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한없이 멀리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지금 이 시간 가슴속에 남아있는 역사의 사건에서 비롯되는 감정 때문에

오늘의 현실을 외면하거나 부인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럴수록 발리 배우고 열심히 일해서 우리가 먼저 앞서야 한다.


비행기는 벌써 공항에 무사히 착륙, 우리는 입국신고서를 써들고

불친절한 공항 관리의 눈초리를 받으며 출구를 향해 한 줄로 늘어서야 했다.


成田공항은 국제공항으로서 일본의 수도 동경(東京)으로 통하는 관문답게 거대한 규모였다.


우리일행은 마중 나온 주일한국(駐日韓國)대사관의 李모씨의 안내에 따라

미리 대기시킨 소형 버스로 동경시내를 향해 고속도로를 따라 달렸다.


버스에는 컬러 TV가 있어 때마침 일본(日本) 국기라고 할 수 있는

왜식 씨름선수 결정전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중계하고 있어

버스 안에서 달리며 보게 되니 속으로 잘사는 나라답구나 하는 생각에

부럽기도 하고 약이 오르기도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산과 들, 언덕과 나무, 가로수ㅡ 그리고 각종 도로 시설물 등

가시권(可視圈)의 모든 것이 깨끗하고 조화 있게 잘 정비되어 있었고

정성 드려 손질한 흔적이 뚜렷하게 보였다.


일본(日本)방문을 하는 동안 우리에게 안내와 통역의 편의를 제공키로 한

한국대사관의 이(李)모 선생은 버스 안에서 마이크를 잡고 친절하게

오늘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 특히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교포들의 생활상을

자세히 소개해주고 일본에 무무는 동안 우리가 주의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강조해서 당부했다.


첫째, 공식적은 방문은 물론 어떤 경우라도 약속된 시간은 반드시 지킬 것.


둘째, 언제 어디서나 2명 이상일 때는 꼭 줄을 설 것.


셋째, 호텔이나 공공장소에서 추태를 부리거나 큰 소리를 지르는 일이 없도록 할 것 등.


너무도 상식적인 것에 대한 구체적인 주의사항을 듣고 좀 부끄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밖은 어둠이 덮여 자동차는 라이트를 켜고 속력을 내고 있었다.

공항을 출발한지 2시간여, 동경시내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日本)의 수도인 동경(東京)이 세계적인 도시라 해도 현대 도시의 외형상

특색 면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사람과 차가 다니는 모든 길은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으로 모두 흙을 덮어버려

풀 한포기가 자연발생적으로 자랄 수 없도록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고

또한 차가 다니는 평면도로 시설을 보강 도로위에 또 하나의 고가도로를

수없이 가설, 입체적인 교통소통을 시도하고 있었고

비좁은 도시 공간 때문엔 건물이 고층화하여 빌딩의 숲을 이루고 있었다.


현대 도시형태가 결국 시멘트 숲의 형태를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우리일행은 동경시내에 예약된 숙소에 도착, 여장을 풀고 대만에서처럼

값싸고 맛있는 음식점을 찾다보니 결국 韓國인이 경영하는 한식집이었다.


저녁 식사 후에는 각자 자유 시간을 갖기로 하고 인솔 공무원인

내무부계장과 상의한 끝에 도심지 밤거리를 구경하기로 하고 몇몇이 함께 나섰다.


동경 대중교통의 근간인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숙소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번화가라고 하는 거리를 돌아보기 위해 안내판을 따라가 매표소를 찾아냈다.


매표소에는 여러 대의 무인판매대가 있어 주화 1백 엔을 넣고 80엔하는

역의 버튼을 누르자 차표와 함께 20앤의 거스름돈이 나와 편리했다.


우리나라 서울 영등포역에 설치된 자동매표기와 별로 다를 바가 없는 시설이었지만

그 옆에 지폐와 주화를 교환할 수 있는 자동교환기가 눈길을 끌었다.


잠시 후 지하철이 도착하여 승하차하는 모습을 보니 지하철을 타고 온 사람들이

모두 내린 다음 자연스럽고 질서 있게 승차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땐

속으로 부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순간 우리나라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서로 먼저 내리고 먼저 타려고

앞 다투는 출입구 혼잡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러나 우리도 계속해서 차례로 줄서기ㆍ질서 지키기 등을 통해 나아가면

언젠가는 실천될 날이 올 것이다.


지하철에 오르자 건설한지 오래된 노선이라서인지 우리의 지하철보다

차내가 더 비좁고 소음도 심할 뿐 아니라 더 흔들리는 것 같았다.


지하철을 타고 일본인 승객들 사이에 서서 우리 일행을 보니 일본인들 보다

훨씬 더 잘생기고 세련미가 있어 보였다.


누구든 우리들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냐 물어 주었으면 좋겠으나

아무도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없어 잘생기고 멋진 한국인임을 뽐내고

자랑 할 수가 없어 유감스러웠다.


얼마 후  역에 도착, 하자하여 수없이 많은 계단을 올라가 긴자거리로 나섰다.


11월 하순인데다 가로수 잎은 낙엽이지지 않은 채 밤하늘 가로등 불빛아래

미풍을 받아 가볍게 춤추고 있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 보다 겨울이 좀 늦게 오는 듯 했다.


거리는 넓었고 양쪽 크고 높은 빌딩. 휘황찬란한 오색 네온사인의 불빛들이

대도시의 중심가다운 멋을 한껏 발산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아직도 1개월이나 앞둔 거리에는 벌써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대형 광고판에 메리크리스마스를 써서 호화롭게 장식함으로써

세모의 분위기를 돋는 듯 했다.


거리를 걸으며 각종 공공시설물을 살펴보니 차도ㆍ보도ㆍ맨홀 등이

모두 손질이 잘 되어있어 더 이상 손질할 곳은 찾아 낼 수없을 만큼 말쑥했다.


주변의 건물들을 둘러보아도 간판 차폐시설등이 주위와 조화 있게 다듬어져 있어

우리나라처럼「봄맞이 환경정비기간」을 따로 정하여 정비할 필요성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을 해보았다.


건물하나, 나무 한 그루에 이르기까지 개인소유물이기 이전에

도시의 구성단위 요소라는 사실을 먼저 의식한다면 건축기재 색채 하나에 이르기 까지

정성을 드려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거리에 서서 지나는 행인들을 살펴보아도 담배를 피워 물고 걸어 다니는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걸을 때 담배를 안 피운다는 사실은 길에 담배꽁초를 버릴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택시 승차장 주변의 가로수 밑에는 많은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서서 태우고 근처에 휴지통이 없으니 버린 모양이다.

그 외에는 아무리 살펴보아도 휴지나 쓰레기가 길거리에 버려진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속으로 세계적인 도시 동경의 중심지에서 담배꽁초나 휴지 쓰레기만을 찾아

관심을 갖고 있는데 스스로 8백 5십만 명이 모여 사는

수도서울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시민운동을 위해 필요했기에

오히려 당연하다고 자부했다.


나는 로터리 자동차와 사람이 서로 교차 횡단하는 시점에서서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시민의 모습을 살폈다.


이곳에서는 횡단보도를 직선으로 그려놓지 않고 보도 양쪽은 나팔관처럼

그려놓아 표시된 이외로 건너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도 없었고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거리를 쏘다니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피로했다.

더구나 밤의 거리는 식당과 술집을 제외하고는 모두 철시해서 쇼핑조차 할 수 없었다.

숙소로 돌아올 때는 할 수 없이 택시를 탔다.


이곳 자동차들은 좌측통행을 하고 있었고 운전기사도 오른쪽에 앉아있어

택시를 탈 때 불편하고 달리는 동안 앞에서 오는 차와 충돌찰 것 같아

안정감을 가질 수 없었다.

아마 승차습관 때문인 것 같았다.


운전기사는 복장도 단정했고 친절할 뿐 아니라 내부도 깨끗하게 청소되어 기분이 좋았다.


더구나 단 한번도 달리면서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는 일도 없고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