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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일본시찰기-完-피는 물보다 진하다 (81.04.11)

이보규 2007. 9. 6. 14:31
 

대만 일본을 다녀와서 (視察記)-完 (81.04.11)

 

 

                     피는 물보다 진하다

 

                                                      서울특별시 새마을지도과

                                                          새마을지도계장 이 보 규


임원들이 고국에서 새마을 합숙 교육을 이수했으며 그동안 농촌 새마을운동을

지원해준 실례를 들어가며 브리핑할 때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러나 교포들이 일본(日本)에서 살아가는 동안 일본(日本)인과의 차별대우를

매스컴을 통해서 단편적으로 가끔 들어오다가 현지에 와서 직접 듣고 보니

지금까지 세계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민족의 아픔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고

살아온 것이 많아 부끄럽기도 했다.


국내에선 해외동포라고 하면 무조건 호감을 갖게 되고 간혹

교포에게 시집가는 처녀를 보면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던 편견을 갖기도 했지만

한사람이 다른 나라 땅에서 성장하여 자립하기까지의 투쟁은 끝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곳에서 대화를 하는 동안 교포들이 외국에서 살아가면서

국내인들 보다 몇 갑절 절실하게 조국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터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재일동포들과 한데 어울려 서로 손잡고 목이 터지도록 애국가를 부르고 싶은

충동을 받았지만 제한된 시간과 일정 때문에 아쉬운 작별을 해야만 했다.


일본(日本)인들이 모여 사는 일본(日本)땅에 와서 보고 느낀 점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으나 다음기화가 있다면 다시 쓰기로 하고

여기서 시찰기(視察記)를 줄이고자 한다.


다만 동경(東京)에서 가볼만한 곳이라고 일컫는 동경(東京)타워,

그리고 그들의 천황(天皇)이 살고 있는 궁성(宮城)을 돌아보면서

궁성(宮城)둘레에 인공(人工)으로 강처럼 물이 흐르게 만들어 인공섬(島)에

그들의 궁궐을 지어 놓은 모습을 보고 보수적인 어떤 일면을 보는 것 같았다.


그 밖에도 그들의 황태자(皇太子)가 살고 있는 고소가 지난날

우리나라 이씨왕조(李氏王朝)의 마지막 세손인 영친왕(英親王)이

볼모로 머물던 건물을 비교하여 역사의 뒤안길의 민족의 아픔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나라를 되찾기 위해 순국하신 선조들에게 머리 숙여 거듭거듭 감사하는 마음이

일본(日本)땅에 가서 더욱 용솟음쳐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일본(日本)에 머무는 동안 가장 큰 걱정은 비싼 물가였다.

호텔료는 말할 것도 없고 음식 값이 말이 아니었다.

일식집의 초밥 한 사람분이 우리 돈으로 6천2백20원이나 했지만

서울에서 먹는 화식에 비하면 질과 양이 되레 떨어지는 듯 했다.


불고기 백반의 경우 불고기 값과 밥값을 따로 받는 것이 우리나라와 다르고

그밖에 국ㆍ김치ㆍ깍두기 값까지 따로 받고 있어(불고기 1인분 5천원,

공기밥 930원, 미역국 2천 3백 원, 김치 1천5백 원, 깍두기 1천5백원 (이상한화)

비싼 음식값을 지불하고 나오면서 속으로는 화가 치밀었으나

겉으로는 그래도 엽차 값과 이쑤시개 값을 받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웃으면서 식당을 나왔다.


커피 값도 자동판매기에서는 깡통커피를 9백 원이었으나

호텔 커피숍에서는 한잔에 4천4백30원이나 받고 있어 일곱 사람이 한잔씩 마시고는

3만1천원을 지불하고 나온 안영환 지도자는 이 억울한 사실을

모두에게 알려주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일본(日本)에 머물면서 일본(日本)인들이 돋보이는 점은

그들의 친절한 미소의 생활화에 있었다.

택시운전 기사ㆍ식당종업원등이 일본(日本)인 모두를 돋보이게 한다는 사실이 부러웠다.


다음은 일본(日本)인들의 차례와 질서를 지키는 점이었다.

택시를 탈 때도 빈차 여러 대가 기다릴 때 맨 앞에 선차가 아니면

뒤에 있는 빈차가 손님을 태우지 않는다.

자동차들이 달릴 때도 차선을 따라가면서 앞차를 추월하는 일은 볼 수 없었다.


지하철역, 공중변소, 자동판매기앞 어디서나 시민들이

모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에서 우리는 시민이 지켜야할 도리를

확실히 인식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있었다.


11월 26일 우리일행은 나리따 공항을 떠나 김포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해서

느낀 소감은 진정 살기 좋은 나라 우리가 영원히 살아갈 터전은

우리나라뿐이라고 거듭 느꼈다.

 

그동안 두서없이 서투른 솜씨로 그려본 잡문시찰기를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 연재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