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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신 어머니를 찾습니다.

이보규 2008. 8. 16. 11:00

                     늙으신 어머니를 찾습니다.

                                                                                              청암 이 보 규

 

     아내가 차려준 밥상에 청국장을 먹다가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노인을 만나도 어머니가 보인다.

 

    자식들과 밥을 먹다가 아이들 더 먹으라고 채근하는 아내의 모습에서도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병원에 입원하여 병상에 누워 있어도 어머니는 그곳에 계셨다.

     비행기를 타고 창공을 나르다가 흰 구름 위에서도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땅에서도 하늘 위에서도 어머니 모습이 보인다.

     어머니와 함께 기차도 타고 비행기도 타고 제주도 여행도 하고

     맛있는 음식 골라 실컷 먹으며 다니고 싶다.

 

     어머니 손가락에 황금 반지 끼워 드리고

     비단으로 만든 새 옷 입혀 드리고

 

     가슴에 아름다운 커다란 꽃 한 송이 달아 드리고

     어머니 생신 날 등에 업고

     덩실덩실 춤추고 싶다.

 

     “얘가 왜 이려! 어지럽다! 얼른 내려줘!”

     그래도 나는 어머니 등에 업고 동네에 한 바퀴 돌며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를 세상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다.

 

     사시는 동안 아버지에게 구박받으시고

     시어머니에게 꾸중 들으며

 

     자식들 누구 하나 어머니 마음 몰라주고 투정부리던 한(恨)을

     모두 깨끗하게 씻어 드리고 싶다.

 

     “어머니! 지금 어디서 무엇하고 계시나요?”

     이제는 불러도 대답 없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 어머니!

 

     “늙으신 어머니를 이 불효자가 찾습니다.”

     그리워 그리워서 보고 싶은 어머니 지금도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시(詩)를 읽다가 보니 거기에 우리 어머니가 계셨다.

 

           ※ 어느 신문에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의 시를 읽고

                감동을 하여 여기에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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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 순 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들어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시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한밤 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