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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자동차로 200,000Km를 달렸다.

이보규 2009. 10. 28. 23:23

 

 

 

                나는 내 자동차로 200,000Km를 달렸다.

                                                                      청암 이보규 

            

 

 

 

                                                                                                                                               

오늘 춘천에 있는 라데나 리조트에서 인천 연수구 “여성 지도자 워크숍”에 특강 요청을 받았다.

새로 생긴 고속도로를 시간 맞추어 도착하려고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아내가 핸들을 잡고 나는 조수석에서 시원한 길의 드라이브를 즐기며 운전석 게시판을 보고 있는데

주행기록 게시판이 199,991 Km를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 더 달리면 200,000Km가 되겠다는 생각에 이 순간을 기록에 남겨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스쳐갔다.

카메라를 잡고 200,000만 Km지점에서 셔터를 눌러 순간을 렌즈에 담았다. 돌이켜 보면 20만 Km는 무척 먼 거리이다.

 

서울에서 부산이 426Km 인데 왕복 852Km로 치면 내가 부산을 무려 234번을 자동차로 다녀 온 셈이다.

평소 교회 다녀올 때와 지방 강의를 할 때 자동차로 이동하는데 모두 내가 타고 운전하고 다닌 거리다.

 

시내 모임이나 약속은 대부분 지하철을 타고 다녔고 지방강의도 부산이나 광주, 목포 등 먼 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럼에도 지방강의나 운동하러 갈 때 이용한 거리가 무려 20만 Km이다.

내가 새로 구입한 자동차는 이 차가 네 번째 이다. 처음 중고차로부터 계산하면 5번째 자동차인 셈이다.

 

당시 모시던 송파구 김성순 구청장 (현 2선 국회의원)께서 본인이 타시던 차를 새로 사면서 나에게 거저 주셨다.

1988년도 송파구청 총무과장으로서  구청장으로 부터 물려받은 자동차는 내가 처음 갖는 자가용이었다.

그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감격적이었다. 그러나 그 해 여름휴가 때 강원도 정선 고갯길을 오르다 

도로옆에 시멘트 보호석을 치는 사고로 죽을 번한 고비를 넘겼지만 자동차가 많이 부서져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 다음은 기아자동차에서 생산한 1.5 짜리 "캐피탈"자동차를 새로 샀다.

그 후 내가 서기관으로 승진한 뒤에 국회 연락관으로 근무 하다가 성동구청 건설국장으로 발령 받고나니 

구청 국장이 소형차가 어울리지 않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동차를 바꾸라는 주문을 해서

국장의 격을 다른 국장과 맞추느라 이번에는 1.8의 기아자동차 "콩코드"를 새로 사서 타고 다녔다,

그런데 몇 년을 타고 보니 고장이 자주 났다. 어느 날은 올림픽대로 큰 거리에 서 있어 보니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화도 나고 그 자동차 정이 떨어져서 처갓집 조카에게 넘겨주고 나는 새로 자동차를 구입 했다.

그래서 그때 산 차가 95년형 기아자동차의 2.0의 “크레도스”이다. 자동차 성능이 좋고 기능도 다양했다.

 

자동차를 새로 살 때마다 계속 기아 자동차만 구입하게 된 사연은 이웃집에  형제처럼 지나는 분이 마침

기아자동차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다소라도 그분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기아자동차를 구입하게 되었다.

그 크레도스는 2002년 공직을 정년 퇴임 때까지 타고 다녔다.

 

그 무렵 삼성에 다니는 막내아들이 결혼을 앞두고 이웃의 소개로 맞선을 보았다. 물론 아들은 자동차를 타지 않았다.

어느 날 맞선을 보고 헤어질 때 지하철역에서 서로 헤어졌는데 중매 했던 분이 전화가 왔는데 아들 장가 드리려면

최소한 선보고 나면 여자를 자동차로 바래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즈음 여자가 11호(?)자가용(뚜벅이)타는 사람에게

누가 시집오겠느냐"고 핀잔을 한다는 말을 듣고 그렇겠다고 생각했다.

 

막내아들 운전이 서투른데 아이에게 새 자동차를 사주기 보다 중고차가 낳겠다는 생각으로 내가 타던 크레도스를 내어 주었다.

그리고 2003년에 내가 새로 구입한 자동차가 지금 타고 있는 2.0의 SM5 구형이다. 꼬박 6년을 탄 셈이다.

집사람은 그때 내가 2,7 ‘그랜저“를 사기를 바라는 눈치였지만 정년퇴임한 사람이 기름 많이 드는 큰 차타고 다닌다고

누가 알아주거나 존경 해 줄 사람도 없고 내 형편에는 2.0 정도의 삼성차가 좋겠다고 판단했다.

아들이 삼성에 다닌 다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그 후에 용인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삼성경제연구소 선정 명강사(?)로 전국에

이름이 알려져 지방의 특강의 빈도가 높아져 차를 배차해 주는 경우가 많지만

배차해주지 않을 때는 자동차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때로는 대구, 안동, 강원도 설악산, 서천서울시연수원, 수안보서울시수련원,

청주공무원교육원 등 아내와 번갈아 운전하며 누비고 다녔다.

 

6년간 자가용이 20만Km,는 한 해 평균 33,000 Km 한 달 평균 2,700 Km, 하루 평균 매일 92Km 를 달린 셈이다.

운전은 오로지 나와 아내가 하였으니 스스로 대견스럽다.

무엇보다도 무사고 안전운전을 최우선으로 했다.

아내가 없이 혼자 운전하다가 졸리면 무조건 차를 세우고 잠을 잦다.

너무 길게 잠자다가 강의 시간 놓칠까 봐서 몇 분 후에 전화를 해달라고 아내에게 부탁하고 잠을 자지만

귀가 길은 잠이 스스로 깰 때 까지 잔다.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지만 때로는 휴식장소이고 애장품이고 재산 가치이다.

오늘 춘천으로 가는 길에 20만 Km의 계기판을 보면서

이제 앞으로 30만 Km의 기록을 남기려고 계속 달릴 것이다.

 

공무원생활을 36년간 하고 정년퇴직한 후 새로운 일에 도전하여

어느 정도 절반의 성공을 한 셈이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강의 스킬을 높이려고 배우고 연구해서 명실 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강사로

완전히 자리매김 할 때까지 열심히 뛰고 또 달릴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