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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두 번인 나라

이보규 2010. 2. 17. 09:57

                              

                              설날이 두 번인 나라

 

                                                                                                                   청암 이보규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이다.

설날이 두 번이니 매번 떡국을 먹으니까 떡국 먹으면 나이를 하나씩 더해가니까 일 년에 두 살씩 먹는 셈이다.

 

하나는 양력설이고 하나는 음력설이다. 바꾸어 말하면 신정으로 구정으로 구분해서 불렀다.

아주 오래전에는 양력설 신정을 설로 지키는 집은 우리 동네에서 우리 집 뿐인 때도 있었다.

 

큰아버지가 교장선생님이라 정부시책을 철저하게 따랐고 그래서 줄 곳 신정이 우리 집 설날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이 구정을 고유의 설날로 믿고 있었고 정부시책은 2중과세라는 현실 앞에 겉돌았다. 

언제부터인가 설날 연휴가 신정에 있던 것을 구정으로 옮겨 놓았다.

조상으로부터 전통으로 지켜오던 설날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단일과세를 외쳐 대며 따라 줄 것을 요구했지만

오랜 민족의 전통적인 관습을 무너트리지 못하고 결국 정부가 구정에다 손을 들어 설날로 만든 셈이다.

전통과 오랜 관습은 인위적으로 국민 정서를 바꾸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 중의 하나이다.

 

시책은 항상 양면성을 가지는 것이기에 평가는 후대에서 이루어진다.

다수가 지지해도 선각자와 같은 소수의 생각이 더 좋은 시책 일 수 있다.

 

요즈음 우리 정부도 국민의 지지를 받고 좋은 시책을 펼치려고 해도 추진동력이 탄력을 받지 못한다.

 쇠고기 수입에서 촛불집회로 밀려다니더니 FTA 비준은 뉴스 밖으로 밀려 났다.

최근에는 4대강 정비 사업이 국민의 양분된 의사를 겨우 힘으로 밀어붙여 봉합 하는가 했는데

세종시안의 수정과 원안고수 문제가 다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크게 불거졌지만 해법은 잘 보이지 않는다.

 

여당의 당론도 계파 갈등으로 앞을 볼 수 없도록 혼란스럽고

또한 지역정서를 등에 업고 수정을 반대하는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기란 쉽지 않을것 같다.

정책의 찬반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에는 지혜와 논리

그리고 토론으로 공통분모를 찾아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것을 못하니까 짜증이 나는 것이다.

 

아무튼 정치이야기는 언제나 별로 재미가 없다. 정치인은 스타가 없고 저 마다 잘난 사람뿐이다.

당리당략이 정치의 본질이니 탓 할 일은 아니지만 좀 더 성숙하고 드라마틱한 정치를 보고 싶다.

 

정치인이 할 일이고 그들에게 마꼈으니 이제 정부와 각 정당은 죽이 되던 밥이든 해낼 것을 기대한다.

우리는 다만 지켜 볼 따름이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없고 설사 참여해도 물길을 바꿀만한 능력도 없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정책의 옳고 그름도 말하고 싶지 않다. 그냥 행태를 말하는것이다.

 

답답한 정치는 머리가 아픈데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모태범 선수의 금메달 소식이 머리를 식혀준다.

오늘 아침 여자스피드경기에서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도 모두가

사상 첫 500M 스케이트 스피드경기에서 얻은 점이 그렇고 남녀의 동반 메달이기에 더 귀하고 값지다.

 

이렇게 국민에게 기쁨을 주고 희망을 심는 정치는 우리가 언제 보게 될 것인가?

 

정말 올림픽 경기장에 위대한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스피드 500M 결승전 2위로 골인하기 직전 이호석 선수가 반칙으로 끼어들다가 2위의 성시백 선수와 충돌하여

은메달을 목에 걸기 직전 무산되었다. 분하고 원통한 마음이 오죽 했으면 주먹으로 얼음판을 치겠는가?

그러나 어머니는 달랐다. 자기 아들의 은메달을 놓치게 한 선수를 찾아가서 포옹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괜찮아 호석아, 둘 다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 집중했으면 좋겠다. ”

홍경희 씨 (49세)의 넉넉한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의 모습이다.

 

특히 한국의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할 사명을 갖고 있는 정치인 들이 보고 배웠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