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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문회주관 운동회 날

이보규 2011. 10. 3. 20:13

 

                                초등학교 동문회주관 운동회 날

 

                                                                                                                        청암 이보규

 

오늘이 매년 개천절에 개최하는 모교 괴산 장풍초등학교 동문축제의 날이다.

내가 졸업한 장풍초등학교는 농촌의 인구가 감소하여 분교로 전락했다가 폐교된 학교이다.

1954년 제3회 졸업생인데 이제는 학교가 운동장도 건물도 그대로 있지만 지금은 학생이 없는 학교이다.

이제 장풍초등학교 졸업생은 13년 전에 2,700여 명으로 마감했다.

 

그래도 졸업생들이 매년 한 번씩 체육대회로 5~6백 명이 모이는데 올해 제37회 라고 한다.

회장의 인사말에 매년 졸업한 동문들의 수가 줄어든다는 말을 듣고 보니 숙연해 진다.

회장과 축사하는 분들이 존경하는 선배라고  내 이름을 거듭 거명할 때는 싫지는 않았지만 좀 쑥스러웠다.

 

그렇게 넓어 보이던 운동장이 지금 보면 손바닥(?)이다. 6년간 뛰어 놀던 교정이 오늘따라 낯설다.

나무가 크게 자라나서 50여 년 전의 익숙한 모습이 아니다.

 

나는 10여 년 전에 서울시한강사업본부장 시절 제가 제1회 <자랑스러운 동문인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매년 열리는 동문 체육대회에 자주 참석을 못했는데 동문회장이 전화가 왔다.

금년에는 한 번 와서 후배들을 격려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전화까지 받고 보니 아무래도 다녀와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열 일 제쳐두고 시간을 내어 다녀왔다. 아침 7시에 출발하여 괴산에 가서 올갱이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고향의 맛은 단연 올갱이국이다. 내 고향 괴산에 갈 때는 예외 없이 즐기는 일중의 하나이다.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제37회 장풍초교 동문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나는 경품으로 제가 쓴 책 <이보규와 행복디자인 21> 12권과 금일봉 협찬하고 나서 마음이 홀가분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운동장 구석에 대형 가마솟을 설치한 야외 식당에서 올갱이국으로 맛있게 점심 먹었다.

 

오랜만에 만나보니 선배는 물론이고 후배들도 백발이 많다. 아무리 잘 보아줘도 노인이다.

서로 악수로 반갑게 인사는 나누지만 낯선 얼굴이 대부분이다. 한참 이야기 하면 옛 알굴이 떠오른다.

이와 같은 동문 축제의 날 내 발로 몇 년을 더 참석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다녀오니 마음이 한 결 가볍다.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