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그때 내가 한 짓입니다.
아주 어린 시절 나는 농촌에서 6형제가 한집에서 살았다.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옥수수로 끼니를 때울 때도 많았다.
마당에 멍석을 깔고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옥수수를
바구니에 담아 놓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것이다.
그것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는 것도 아니었다.
몇 자루 집어 먹다가 바닥나면 끝이다.
지금도 음식을 급히 빠르게 먹는 습관도
그때부터 모둠음식을 먹으며 형성 된 것 같다.
어느 날 제일 먼저 다른 식구들 보기 전에
뜨거운 옥수수 몇 자루를 들고 방으로 뛰어 들어가
나중에 혼자 더 먹으려고 어머니 옷장 속에 깊숙이 감추었다.
그러고 시치미를 떼고 다시 마당에 둘러 앉아 함께 먹었다.
그런데 나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며칠이 지나갔다.
어느 날 어머니가 누가 젖은 옥수수를 농속 옷에 숨겨 놓아
옷이 다 썩었다고 누가 한 짓이냐고 나에게 물었다.
“어머이! 난 아니야!” 거짓말을 하고 똑 잡아떼었다.
그때 어머니는 속으로 형을 지목하는 눈치를 보였었다.
더 이상 따지지도 화제로 삼지도 않으셨다.
어머니는 그런 분이셨다. 그 일은 그렇게 일단락되고 지나갔다.
오늘 옥수수를 먹다가 불현듯 그 생각이 떠오른다.
그때 어머니는 내가 한 줄 알고도 다그치지 않은 것 같다.
“어머니! 그때 그 옥수수 내가 한 짓입니다.”
나중에 천국에서 어머니 뵐 때 제일 먼저 고백하고
용서 받으려고 생각하니 어머니가 그리워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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