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규의 조각 추억 이야기 (2) - 미역 줄기로 꼬봉을 만든 추억
초등학교 입학 전 이야기이다.
시골 우리 동네는 태성이라는 동네에 살았다.
집이 모두 경사진 비탈길에 초가집이었다.
동네 맨 꼭대기 집에는 용길 이가 살고 있었다.
정말 가난해서 밥 먹다가 쌀 한 톨 흘리면
그 용길이 아버지가 야단을 치는 그런 집이었다.
우리 집은 그래도 중간에 있고
이장집이라 비교적 이웃보다는 잘 살았다.
누군가 생일이면 미역국을 먹는 날이다.
나는 미역국에 긴 미역 줄기 하나를
따로 빼서 밥 먹고 나서 종일 들고 다녔다.
미역 줄기 들고 나가서 용길 이를 부르면
아무 때나 금방 달려오곤 했다.
미역줄기를 보면 한 입만 달라고 따라다녔다.
그러면 손끝에 미역 줄기를 들고 손톱만큼만 먹게 했다.
나는 미역 줄기를 무기로 삼아 한 입 주는 조건으로
심부름도 시키고 나의 꼬봉(?)으로 만들었다.
40년대 먹을 것도 간식도 없던 시절의 추억이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60년대 서울에 와서
서울역 근처 쌀 가계에 취직을 했다.
성실하던 친구는 쌀 배달하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
교통사고로 순진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수 십 년이 지났지만 지금 그 친구가 보고 싶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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