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규와 생각하기/_ 이보규자유로운글

큰형님의 별세 이야기

이보규 2018. 8. 12. 19:39



큰형님의 별세 이야기

 

수서에서 SRT 타고 대전에 도착했다.

 

수 없이 대전을 오갔지만 큰형님의 부음을 듣고

오는 길은 마음이 천근이다.

아버지께서 아들만 6형제를 두고 소천하신지

21년이 지나 큰 형님이 소천 하셨다.

 

이 세상을 하직하는 일이

큰형님의 뜻이 아니라 숙명이다.

갑자기 나쁜 병마와의 싸움을 이기지 못하고

85세를 일기로 먼저 떠나셨다.

 

공군으로 미국에 가서 공부도 하고

전역 후 KBS를 거쳐 한전에서 정년 퇴임하셨다.

 

은퇴 후 대전에서 한화 야구의 왕팬 최고령 서포터즈로

경기가 있을 때는 언제나 야구장에 계셨다.

저는 매년 극구 사양하셔도 1년간 야구장 입장권을

사드린 것이 형님과의 아주 작은 추억이다.

 

백발의 최고령으로 대만 원정응원단으로 다녀오고

대전 경기 때 시구도 해서 신문에 보도되었다고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하시던 청년이었다.

 

그 모습은 다시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얼마 전 충남대학병원 입원실에서 만났다.

 

"! 많이 아프지?"

"아니 괜찮아

 

조카딸이 아버지가 강력 진통제를 맞고서

통증을 모른다고 귀띔을 하던 날이

생전에 마지막 모습이었다.

 

큰 형님께서 85세로 살다 가신 자리는

나이든 형수님과

며느리와 손자 손녀 남매와 두 딸과 두 사위와

외손자와 외손녀 사위 등 유족들만 남겨 두고

한 줌의 재로 변해서 영영 사라지셨다.

 

먼저 간 아들 장손의 뒤를 따라가신 아픔이

되씹어도 새록새록 눈물이 나게 한다.

 

! 훗날 천국에서 다시 만나거든

"그냥 생전처럼 그렇게 씩 웃어만 주세요.

원래 말수가 별로 없으셨잖아요. 저는 기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