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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회원을 위한"10분 특강 (1)

이보규 2005. 8. 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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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시우들을 위한 10분 특강(1)

                                                                                                      청암  이 보 규

 

지난해 12월 24일 송파구 시우회 정기총회에는 200여 명의 시우들이 참석하였다.

나는 운영위원회에서 정한 대로 딱 "10분 연설"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나는 이 10분 연설을 위해 3시간 특강보다 더 오래 준비를 했다.

요약해서 말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었다.

 

정년 퇴임 후 용인대학교에서 강의하면서 동시에 동서울대학,

서울시 공무원교육원, 법무연수원, 건설기술교육원을 비롯하여

각급지방의회의원 세미나, 직장 워크� 등 "명강사(?)" 소리를 들으며

한 번에 3-5시간 강의도 많이 했지만 공개적으로 "10분 특강"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송파구에 소재한 교통회관 넓은 지하식당...

결혼식, 피로연 전문 식당이라 전골찌개를 앞에 놓고 네 분씩 마주앉아 있으니

마이크를 잡은 강단에 등을 돌려 앉으신분, 옆으로 앉으신분,

또한 오랜만에 만난 시우들끼리 이야기꽃에 어수선하여 강의 분위기로는 최악이었다.

 

더구나 대상자들 대부분이 6-70대 노년층으로 과거 선배님들이고

평소 잘 아시는 분들 앞에서 강의를 통하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식을 전달 하여 감동을 준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그렇지만 약속 한대로 사회자의 소개가 있었고 드디어 나는 마이크를 잡고 연설은 시작했다.

 

"존경하는 시우회 선배님여러분!

저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존재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그것은 오늘 이 시간 여러분을 만나 이 연설 하려고 지금까지 살아 있었습니다.

여러분깨서도 지금 제 이야기를 듣고자 모이신것 아닙니까?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하던 말들이 멈춰지고

얼굴이 저를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얼굴을 쳐다만 봐줘도 절반의 성공입니다. 이어서 말을 이어 갔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토해 내는 말은 여러분이 일생동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을 듣게 될지 모릅니다.

또한,  여러번 들어본 말이지만 오늘 따라 가슴에 와 닿는다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면 앞으로 운명을 바꿀 줄도 모릅니다."

 

이때부터 전체가 조용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의자를 앞으로 돌려 놓고 무슨말을 하려나 하고 귀를 기울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어서 저는 거침없이 말을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국가를 지키고 이끌어온 공직자였습니다." 낮은 목소리로 울부짖었습니다.

 

"60년대는 가난과 싸워서 이겨 냈고,

70년대는 새마을 운동의 열기에 휩싸여 토요일 일요일 휴일을 모두 반납했고

일이 바빠서 밤을 며칠씩 새우고도 불평하는 직원을 보지 못했고 휴가를 몽땅 반납하고도

지금처럼 '직장협의회"니 "노동조합"이니 하는 말은 한미디 안했습니다.

 

또한,  88 서울올림픽도 우리 손으로 땀 흘리며 기어코 해 냈습니다.

경제 성장도 이룩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주역이요,

총 들고 나라 지키고 공직으로 젊음을 조국에 바친 역전의 용사였습니다.

이제 세월에 밀려 퇴직 공직자들이 라는 말을 듣지만

돌이켜보면 과거 우리들은 돈 벌기위한 노동자가 아니었습니다.

 

오직 국가, 조국 근대화, 시민의 복지 증진이라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우리가 희생했고 또 그 일에 청춘을 다 바쳐 왔으며 가족들까지 적은 봉급에 희생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 정신을 우리에게서 가져간다면 우리의 존재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존경하는 시우회원 여러분 !

 

이제부터 우리는 여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새롭게 창조하며 살아 갑니다.

 

우리의 수명이 모두 연장되어

60년대 남자의 평균수명이 51세이던 시절 보편화하었던 회갑 잔치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7-80년대를 지나 이제 2002년도 남녀의 평균 수명이 77세로 7 순 잔치도 이제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우리는 지난 2000년 부터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우리가 모두가 장수할 수 있는 것이 현실로 다가 왔습니다.

아프지 말고 죽지 말고 건강하게 모두 모두 오래오래 삽시다.

죽지 않는 비결은 단 한 가지 끝까지 숨을 쉬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제부터 지혜로운 삶을 창조합시다.

  

2000년 전 2억 5천이던 지구 인구는 이제 66억으로 늘어났습니다.

국가도 250개 국가입니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세계의 10위권으로 당당한 나라입니다.

 우리도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로운 삶의 방향을 여러분께 감히 말씀드립니다.

 

 

첫째, 사업으로 재산을 많이 모은 이들보다 비록 가진 돈은  적더라도 기죽지 맙시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우리는 부모의 유산에 의존하지 않고 가난을 이겨내며 홀로 선 세대입니다.

재산을 좀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지도 말고 없다고 남들에게 내색하지도 맙시다. 다소용 없는 일입니다

또한 자식들에게 너무 기대하거나 의존하지 말고 명예를 소중하게 여기며 당당하게 살아갑시다.

 

둘째, 과거의 화려했던 젊은 시절에 일들이나 그 사실을 기억은 하되 말로 자랑하지 맙시다.

 

특히 왕년에는 어떠니 옛날에 누구를 데리고 있었느니  하는등의 말은 좋지 않습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입니다.

오늘에 서서 지난 이야기에 너무 집착하면 젊은이들이 외면합니다.

새로운 친구 새로 사귀는 노력보다는 우리의 옛 동료, 친구를 찾아내어 전화도 하고

서로 자주 만나 격려하고 힘 들때 서로 위로하며 정을 나누고 살아갑시다.

 

셋째,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하십시오. 우리는 이제 주역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주어진 조건에 온힘을 다해야 누구든지 우리를 바라볼 때 긍정적으로 대하게 됩니다.

아들, 딸, 며느리, 사위도 그저 울타리로만 생각하십시오.

 

이제 우리는 누구를 가르치겠다거나 버릇을 고쳐놓겠다던가 하면서

화내고 큰소리치고 하는 말 많은 잔소리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항상 너그럽고 폭넓은 노인이 되십시오.

허허 웃으면서 언제나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 하십시요.

 

넷째, 이제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십시오. 그것이 덕의 기본입니다.

 

과거 야속하게 나를 괴롭혀 미워했던 상사 때문에 그만두고 싶었던 일 ,

밥맛 떨어지게 굴던 야비한 동료, 정말 인간성 나쁜 부하 때문에 괴로워 잠 못 이룬 부하 있으면

이제 어디서 만나거든 허허 웃고, 술 한 잔 나누며 용서하고 좋은 감정만 찾아내어 기억하며 살아갑시다.

 

끝으로 이제 아무래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야 할 날이 적습니다. 서로 사랑을 나누고 살아야 합니다.

 

어차피 돌아보면 지난 세월들이 후회도 많고 아쉬움도 많이 남는데 그 시간들을 후회한 들

이제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 그냥 지난 시간은 아름다운 추억으로만 덮어 간직하시고

앞으로 좋은 시간을 창조해 가면서 건강하게 살아갑시다."

 

어느 교수님의 글이 생각납니다.

 

퇴직 한 분들이 명심 할 일은 넘어지지 말고 ,

감기 걸리지 말고,비상금좀 마련하여서 값싸고 맛있는 식당을 찾아다니며,

속마음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만나 술 한 잔 나누는 여유 있는 건강한 인생을 창조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작가가 누군지도 모르는 시 한편 읽어 드리면서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 제목  : 지금 하십시오

 

                                                        

                                                           작가  미상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하십시오.

      오늘은 하늘이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보일런지 모릅니다.

      어제는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니

      지금 하십시오.

 

      친절한 말 한마디 생각나거든 지금 말 하십시오.

      내일은 당신의 것이 안될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곁에 있지 않습니다.

      사랑의 말이 있다면 지금 하십시오.

 

      미소를 짓고 싶거든 지금 웃어 주십시오.

      당신의 친구가 떠나기 전에

      장미는 피고 가슴이 설레일때

      지금 당신의 미소를 주싶시오.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당신의 해가 저물면 노래 부르기엔

      너무 늦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지금 부르싶시오.    

 

 

이제 약속된 10분이 되었습니다.부족한 제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주신 여러선배님들 감사 합니다." 

꾸절을 하고 내 자리로 돌아가는 동안 박수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 이글은 서울시시우회 "시우"잡지사의 원고 청탁을 받고 쓴 글로서 2003년 "市 友" 잡지에 수록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