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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촌 동생의 입원 수술과 유감

이보규 2007. 4. 16. 14:36

 

외사촌 동생이 원주에 있는 기독교 병원에 입원해서 다시 수술을 한다는 연락을 받고 부터

머리가 무겁고 마음이 아파서 우울한 마음이 지워지지 않는다.

 

동생이긴 해도 나이로는 한 살 아래인지라 학교는 나보다 1년 늦게 다녔지만

생일을 기준으로 보면 몇달박에 차이가 나지 않는 동생이다.

 

어려서 이웃 동네 살아서 함께 학교 다니면서 어느날 하교길에 만나서

내가 너의 "외사촌형" 이라고 했더니 동생은 "고종사촌형" 이라고 우겨대서 다투기도 했던 동생이다.

 

어느날 나는 "전주이씨"이고 너는 "해주오씨"라고 했더니

내가 "오앗이씨" 라고 우겨대던 재미있는 추억이 있는 동생이다.

 

나의 얼굴 모습이 외탁을 했다고 어른들이 말해도 실감이 나지 않다가도 동생을 만나보면

구체적으로 꼭 닮은데는 없어도 분위기가 같아서 신기 하고 그래서 더 친근감을 느꼈고

외삼촌 내외분이 살아 계실때 외갓집에 가면 맛있는 음식과 먹을것을 잘 챙겨 주시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소중한 동생이다.

 

동생은 충주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강원도 정선에 정착하여 그곳에서 서점을 경영 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봉사 활동도 많이 하고 당당한 모습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 하곤 했다.

전화 할 때면 구수한 말투로 "형 휴가 내서 한 번 놀러와" 가 늘 인사말 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큰 교통사고로 한 쪽 발목을 절단 하고 하체를 많이 다쳐

엉덩이 뼈가 으스러져 고관절에 인공관절로 버티어 생명은 건졌지만 불편한 모습으로

20여년을 사는 동안 볼 때마다 안타까워 했는데 그래도 동생은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다.

 

그곳에 아담한 빌딩도 한채 소유 하고 아이들도 잘 자라서 딸들도 일류 대학을 나와 약사로서

의사 사위도 보고 모범적인 삶의 모습이 이웃늘로 부터 부러움을 사면서

불편한 몸이지만 구김살 없는 생활을 잘 하는 동생이다.

 

지난번 강의가 정선에서 있어서 집에 들렸더니 천주교 신자인 동생이 성경책을 모두 육필로 써서

그 노트를  보여 주는데 글씨가 예쁘고 정성을 기울여 흐트러짐이 없는 필체를 보고

칭찬을 해 주었더니 집앞의 식당에서 정선의 특식이라고 곤드레 밥을 사주어 맛있게 먹었는데..

 

동생이 입원해서 수술을 마치고 병실에 돌아와 수술후 통증을 견디며 누워있는 동생을

아내와 함께 만났다.착한 제수씨는 더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교통 사고의 휴유증으로 고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심해서 재 수술을 하고

고통을 이겨내려고 눈을 감은체 눈가에 흐르는 눈물이 고인 동생의 손을 잡고 보니

그 고통이 나의 고통으로 다가 왔다.

 

어쩌면 동생과 나는 경위는 서로 다르지만 같은 왼쪽 고관절에 인공관절을 하고

남은 생을 지탱 하고 버티어 살아야 만 하는가 ?

다리 통증을 20여년간 참아 내며 살아온 세월들이 추억으로 만 생각 하기에는

오히려 더 큰 슲음 이였다.

 

동생의 쾌유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 하고  병실을 나오면서 동생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나의 눈에서도 흐르고 있었다